[남도 추석선물]맑은 때깔 적당한 기름기, 최고의 은빛멸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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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멸치

여수멸치 중멸은 내장을 제거한 후 고추장볶음이나 국물용으로 사용된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효자멸치라고 불린다. 기선선인망협회 제공
여수멸치 중멸은 내장을 제거한 후 고추장볶음이나 국물용으로 사용된다. 가격도 상대적
으로 저렴해 효자멸치라고 불린다. 기선선인망협회 제공


“가을에 여수 청정바다에서 건져 올린 멸치는 은빛 색깔과 진한 국물이 일품입니다.”

전남 여수 어민들은 멸치를 먹기 가장 좋은 시기가 9∼11월이라고 한다. 멸치는 전국 해안 어디에서 잡히지만 적당한 조류가 흐르고 맑고 깊은 여수바다에서 잡힌 것이 최상품으로 꼽힌다.

멸치는 크기에 따라 종류와 사용처가 달라진다. 세멸은 1.5cm 이하, 소멸은 3∼5cm 크기로 주로 볶음용으로 쓰인다. 중멸은 5∼7cm 크기로 속칭 ‘다시 멸치’라고도 한다. 대멸은 7.7cm 이상으로 중멸과 대멸 둘다 국물을 내는 데 쓰인다. 세멸과 소멸은 흰색, 파란색이 약간 도는 투명한 것이 좋고 중멸, 대멸은 은빛이 나고 맑은 기운이 도는 것을 상품으로 친다. 은빛이 해맑은 멸치는 진한 국물 맛을 내며 짠맛이 강하지 않고 고소하다.

여수 멸치는 맑은 때깔에 적당한 기름기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여수 멸치가 명품이 된 이유는 천혜의 바다 때문이다. 씹어도 모래나 탁한 맛이 나지 않고 깔끔한 맛을 낸다. 이관형 기선선인망협회 상무는 “7월부터 시작된 멸치어장 작황이 평년에 비해 30%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가격은 평년 수준”이라며 “지금 잡히는 멸치 중에는 중멸이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여수 멸치 맛의 또 다른 비결은 최고의 장비, 기술을 갖춘 선단이다. 성질이 급한 멸치는 빨리 죽기 때문에 신선도 유지와 빠른 가공이 생명이다. 여수는 멸치만 전문적으로 잡는 기선선인망(권현망) 16개 선단이 선박 100여 척을 거느리고 있다. 여수 멸치선단은 여수 돌산읍부터 소리도 거문도 손죽도에서 은빛 생명력이 살아있는 멸치를 잡는다. 멸치를 육지로 신속하게 운반한 뒤 냉풍 건조기에서 곧바로 건조시켜 판매한다. 추석 선물용으로 1.5kg당 1만1000원(중멸 기준)에 팔리고 있다. 문의 기선선인망협회 061-642-4565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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