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전통의 맛 살리고, 청정해역 깨끗함 더한 ‘강진 먹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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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추석선물]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

강진군 군동면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이 만든 전통 장류 선물세트.
강진군 군동면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이 만든 전통 장류 선물세트.


갈파래목에 속하는 매생이는 머리카락보다 가늘고 검푸른 빛을 띤다. 바람과 물살이 세지 않은 청정해역에서 자라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깊어 남도사람들의 겨울 입맛을 돋우어 왔다. 겨울철 별미인 매생이가 추석을 앞두고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강진군이 만든 ‘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 덕분이다. 강진군 대구면에서 ‘갯푸른 전라도 매생이’라는 브랜드로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권오철 삼덕수산개발 기획실장(32)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센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명절을 앞두고 매생이 선물세트 400박스를 주문받는 등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군에서 전통방식으로 만든 장류도 직거래지원센터를 통해 전국에 팔리고 있다. 강진군 군동면 신기마을에서 만들고 있는 전통장류는 1960년 백정자 씨(77·여)가 해주최씨 종갓집 종부로 들어오면서 시어머니에게 배운 집안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신기마을 부녀회와 함께 만든 메주와 장류가 서울 등지에 맛과 우수성이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강진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전통장류의 체계적인 관리와 위생적인 생산 유통을 위해 2005년 강진전통된장영농법인을 설립하고 현대식 공장과 900여 개 항아리가 놓인 장독대를 마련했다. 전통장류 생산 후계자인 강진된장영농조합법인 최진호 대표는 “품질은 높이고, 판매가는 낮추는 시스템에다 마케팅 기법까지 가미되면서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만에서 채취한 매생이를 가공한 선물 세트. 강진군 제공
강진만에서 채취한 매생이를 가공한 선물 세트. 강진군 제공


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는 강진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택배 지원 시스템이다. 강진군 181개 농어가에서 생산하는 150여 개 농수특산물을 클릭 한번으로 집에서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다. 센터는 개설 3개월 만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유통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초록믿음은 강진의 푸른 들판을 누비는 ‘황소’(착한 한우)처럼 한 길만 우직하게 걷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 농특산물 판매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되 군에서 품질을 보증하고 다양한 맞춤형 지원으로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초록믿음은 ‘신선·신속·신뢰’를 모토로 품질과 가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강진군은 4월 농수특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농어가에 택배비, 박스 제작, 명함,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7월 스타벅스, 하이마트, 국민은행 등과 함께 소비자가 선정하는 착한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도농 상생의 상징이 된 초록믿음직거래센터는 올해 10만 고객, 6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록믿음의 성공 뒤에는 생산자 마케팅 능력 키우기, 현장 목소리 청취, 신뢰 확보 등의 노력이 숨어 있다.

군은 전국 신지식인연합회와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하우를 전수했다. 고품질 농산물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신선도 유지에 공을 들였다. 제품 리콜이 들어올 경우에도 신속하게 처리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았다.

강진산 농수특산물을 싸게 구입하려면 강진군 홈페이지(www.gangjin.go.kr)에서 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를 클릭하면 된다. 쌀 곡류와 과일, 채소류, 수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건강식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추석을 맞아 9월 25일까지 인기 품목을 할인 판매한다. 문의 061-433-8844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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