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10조투자 이어 특수강 1조 더… 활활 타는 당진경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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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리스타트 다시 뛰는 기업들]<2>현대제철 특수강공장 공사 한창

7일 특수강공장 신설과 제2냉연공장 증설 공사가 한창인 현대제철 당진공장. 우측 하단에 패널 지붕을 씌운 특수강공장에서는 자동차 부품용 특수강을, 가운데 높이 솟은 제2냉연공장에서는 차체용 초고장력 강판을 내년 2월부터 생산한다. 당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7일 특수강공장 신설과 제2냉연공장 증설 공사가 한창인 현대제철 당진공장. 우측 하단에 패널 지붕을 씌운 특수강공장에서는 자동차 부품용 특수강을, 가운데 높이 솟은 제2냉연공장에서는 차체용 초고장력 강판을 내년 2월부터 생산한다. 당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7일 여의도 면적(약 290만 m²)의 3배에 달하는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공장(882만 m²) 내 A지구에서는 내년 2월 상업생산을 시작할 특수강공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신호 준수’라고 쓰인 빨간 깃발을 든 직원 주변으로 쉴 새 없이 레미콘과 철 스크랩, 포대 등을 실은 트럭들이 드나들었다. 한쪽에선 쇳물을 실어 나르는 차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공장 내부 도로의 지반을 다지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바로 옆에는 완공된 공장에서 근무할 직원들을 위한 식당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 7조4000억 원 부가가치 창출할 특수강·냉연공장

지난해 4월 공사를 시작한 연간 생산 100만 t 규모 현대제철 당진 특수강공장 건설 과정에는 매일 평균 1700명의 직원이 투입되고 있다. 24만7500m² 특수강공장 터에 투입되는 금액은 1조1221억 원에 달한다. 내년부터 이 공장에서 특수강을 만들면 현대제철이 올해 2월 인수한 현대종합특수강(옛 동부특수강)에서 엔진과 변속기 섀시 등에 들어갈 부품을 제작해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게 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공장 내부에 전기로와 압연기 등을 설치했고 6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다”며 “11월 실제 원료를 넣고 시범 생산하는 ‘핫 런’ 과정을 무사히 거치면 내년 2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특수강공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2km 떨어진 곳에서는 제2냉연공장 증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연산 50만 t 규모 자동차 초고장력강판 전용 공장으로 증설되는 제2냉연공장(현재 150만 t)에는 1295억 원이 투입된다. 이곳에선 당진 제1냉연공장보다 폭이 50∼250mm 길고, 두께가 0.05∼0.75mm 두꺼운 차체용 초고장력 강판이 생산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특수강공장과 제2냉연공장 증설분으로 인해 각각 2만600명, 2770명의 일자리와 5조6700억 원, 1조7410억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제철의 특수강공장과 제2냉연공장으로 자동차사업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게 된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선제적으로 투자해 미래 경쟁력을 갖추려는 시도다.

○ 한보 사태로 무너진 지역경제 다시 살아나


2004년 당진 지역경제는 현대제철(당시 INI스틸)이 한보철강을 인수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한보철강 터는 294만 m², 연산 300만 t급 전기로가 전부였다. 현대제철은 총 10조 원을 투자해 2010년 1, 2고로, 2013년 3고로를 지어 연산 총 1200만 t급 일관제철소를 완성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관계자는 “2009년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던 시절 하루 1만2000명의 인력이 투입됐다”며 “1∼3고로 건설은 20만6100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45조881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당시 당진군은 2012년 시로 승격됐다. 당진시의 올해 4월 고용률은 68%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70.9%)에 이어 전국 2위였다.

주변 상권도 살아났다. 2004년 당진시 송악읍에서 게장집을 연 이은순 씨(58·여)는 “한보철강이 무너지면서 주변에 있던 음식점과 함바집(건설 현장 안에 지어 놓은 간이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았지만 현대제철이 입주하면서 식당들이 다시 돌아오고 새로 문을 여는 집도 많아졌다”며 “우리 식당들이 현대제철과 함께 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진시청 관계자는 “지난해 당진시에 아파트가 3832채 공급된 데 이어 올해엔 2754채가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시 내 철강산업단지가 여러 곳 조성되면서 송악 나들목 인근에 생긴 아파트 단지는 땅값이 2004년 3.3m²(약 1평)당 14만 원에서 현재 1000만 원까지 올랐다”고 귀띔했다.

현대제철은 2013년 총 200억 원을 투입해 당진시 시청1로에 ‘당진시 종합복지타운’을 지어 시에 기부하기도 했다. 1만4656m² 규모로 충남 지역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시설이다. 2006년 당진군이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기공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복지시설 건설을 요청했고, 정 회장이 이를 흔쾌히 수용한 것이다. 이상호 당진시복지재단 사무국장은 “노인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 다문화가정 지원센터, 여성 일자리 지원센터 등이 한곳에 모여 있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라며 “하루 이용객이 20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 현대차그룹 2018년까지 81조 원 투자

현대제철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은 2015∼2018년 4년간 80조7000억 원을 신규 설비(49조1000억 원)와 연구개발(31조6000억 원)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전체 계획한 투자액의 76%에 해당하는 61조2000억 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옛 한국전력 본사 터에 짓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공장 신증설, 정보기술(IT) 기반 시설 투자 등 시설 투자에 34조4000억 원, 연구개발에 26조8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18년까지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카 개발을 담당할 인력 3251명을 포함해 총 7345명의 연구개발 인력도 채용할 계획”이라며 “사상 최대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면서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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