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타짜 강정호, 마쓰이도 넘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11일 05시 45분


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ML 데뷔 첫 그랜드슬램·시즌 15호 의미

1.승부 결정 지은 영양가 만점 왕대포
2.올 시즌 피츠버그 타자 첫 만루홈런
3.만루서 7타수3안타·장타율 1.000
4.마쓰이 루키시즌 16호 추월 초읽기


강정호(28·피츠버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9년을 보낸 베테랑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선 루키로 분류된다. 루키는 겁 없이 달려드는 패기가 돋보이지만, 결정적 상황에선 경험 부족으로 어이없는 플레이를 펼치기도 한다.

10일(한국시간)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선 다른 루키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정호의 진가가 한껏 발휘됐다. 1-1로 맞선 6회초 1사 만루서 5번타자 겸 3루수 강정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신시내티 투수는 케이비우스 샘슨. 앞선 두 타석에서 3루 땅볼과 헛스윙 삼진으로 강정호를 요리한 샘슨은 주저하지 않고 강정호와 정면승부를 펼쳤다. 볼카운트 2B-2S서 5구째 93마일(약 150km)짜리 직구가 들어오자, 강정호는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맞는 순간 상대 배터리는 홈런을 직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강정호의 시즌 15호 홈런은 빅리그 데뷔 첫 그랜드슬램으로 장식됐다.

외야 좌측 펜스를 넘어간 강정호의 만루홈런(비거리 123m)은 불펜이 경기 후반 3점을 내줘 피츠버그가 5-4로 간신히 승리했기에 더욱 값졌다. 또 올 시즌 피츠버그 타자의 첫 그랜드슬램이기도 했다.

사실 타자에게 만루 상황은 기회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그러나 강정호는 만루 상황에서 결코 주눅 들지 않았다. 올 시즌 만루 찬스를 맞아 이날까지 7타수 3안타 1볼넷 10타점 7득점을 기록 중이다. 3안타 중에는 홈런과 2루타가 한 방씩 있다. 또 만루에서 출루율은 0.500, 장타율은 1.000이다.

피츠버그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만루홈런 공을 되찾았다. 강정호가 10일(한국시간) 신시내티 원정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사복을 입은 채 자신의 만루홈런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공식 페이스북
피츠버그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만루홈런 공을 되찾았다. 강정호가 10일(한국시간) 신시내티 원정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사복을 입은 채 자신의 만루홈런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공식 페이스북

이로써 메이저리그 첫 해 홈런 15개를 목표로 삼았던 강정호는 빅리그 무대를 밟은 역대 아시아 최고의 거포로 평가받는 마쓰이 히데키(41·은퇴)도 넘어설 기세다. 마쓰이는 루키 시즌인 2003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타율 0.287에 16홈런 106타점의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타점은 마쓰이보다 크게 뒤지지만(강정호 56타점), 이날 현재 강정호의 타율은 0.287로 같다. 홈런에선 마쓰이를 추월하는 것이 시간문제에 불과한 상황이 됐다.

한편 아시아 출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최다 홈런 1위는 포수 조지마 겐지(39·은퇴)다. 조지마는 시애틀 소속으로 2006년 빅리그에 데뷔하자마자 18홈런을 터트렸다. 또 아시아 출신 내야수의 루키 시즌 최다 홈런은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2루수 이구치 다다히토(41·지바롯데)의 15개다. 전날 144m짜리 초대형 홈런에 이어 데뷔 첫 만루홈런까지 쏘아 올린 ‘킹캉’ 강정호의 방망이가 펼치는 기록행진에 관심이 쏠린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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