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8세 의붓딸 학대·살해 ‘칠곡 계모’ 징역 15년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0일 16시 28분


코멘트
경북 칠곡에서 8세 의붓딸을 학대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이른바 ‘칠곡 계모’ 사건의 계모 임모 씨(37·여)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0일 상해치사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임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한 원심에 대해 “법리 오해의 위법이 없고 양형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의붓딸을 학대하도록 방치한 혐의로 기소된 피해 아동의 친아버지 김모 씨(39)에게도 징역 4년이 선고된 원심이 확정했다.

임 씨는 2012년 5월부터 2013년 8월까지 A 양의 배를 여러 차례 밟고 주먹으로 때려온 혐의로 기소됐다. 임 씨는 2013년 8월 14일 TV를 보다가 의붓딸이 시끄럽게 군다며 발로 20여 차례 짓밟고 입을 막은 채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A 양이 장(腸)에 손상을 입었지만 임 씨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A 양은 이틀 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졌다. 임 씨 등은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A 양의 언니에게 “내가 동생의 배를 세게 때렸다”라고 거짓 증언을 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1심은 임 씨에게 징역 10년을, 김 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1심 선고 이후 의붓딸의 언니 B 양도 아동학대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은 임 씨에 대해 B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세탁기에 가두거나 성추행하는 등 학대 폭행하고, 동생을 죽였다고 허위 진술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추가로 기소했다. 추가 기소된 사건의 1심은 임 씨에게 징역 9년, 김 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두 사건은 항소심에서 하나로 병합됐다. 당시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으나, 검찰은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하지는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올해 5월 임 씨와 김 씨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임 씨는 자신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피해자를 학대하는 방식으로 풀어 피해 아동이 죽음에 이르게 한 죄질이 무겁다”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이 피해 아동의 언니인 B 양의 소행이라고 거짓 주장을 하고 과도한 훈육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변명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나쁘다”고 밝혔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