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마곡의 미래, 美샌디에이고에 답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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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개발방안 국제콘퍼런스 열어
“융합 R&D로 첨단산업 중심지 우뚝”… 국내외 전문가 300여명 참석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5 서울 마곡 국제 콘퍼런스’에 300명이 넘는 재계, 학계 인사 등이 방문해 강서구 
마곡지구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을 경청하고 있는 박규석 LG사이언스파크 본부장(오른쪽)과 에이미 잭슨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5 서울 마곡 국제 콘퍼런스’에 300명이 넘는 재계, 학계 인사 등이 방문해 강서구 마곡지구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을 경청하고 있는 박규석 LG사이언스파크 본부장(오른쪽)과 에이미 잭슨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장.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항만도시 샌디에이고와 서울은 닮은 점이 많다. 두 도시 모두 농지가 적고 생산되는 광물도 없다. 산업이 발전하기 불리한 조건이다. 반면 교육열이 다른 곳에 비해 높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20세기 초 군수산업 호황 덕분에 깜짝 성장한 샌디에이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몰락을 맞았다. ‘망가진 도시(bust city)’로 불릴 정도였다. 샌디에이고가 다시 살아난 동력은 연구개발(R&D)이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등의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기관이 75개나 들어섰다. 연구개발이 활발해지자 기업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브라함 쉬레게 KAIST 교수는 “현재 샌디에이고에는 3000여 개의 정보기술(IT), 600여 개의 생명공학(BT), 700여 개의 에너지 및 환경 기업이 들어서 첨단 산업의 중심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첨단 도시산업단지 조성에 성공한 세계의 도시들을 통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개발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2015 서울 마곡 국제 콘퍼런스’가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마르쿠 소타라우타 핀란드 탐페레대 교수, 쉬레게 교수 등 국내외 산업단지 관리 전문가와 마곡 입주기업 관계자, 학자,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서울 서남권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 대상지인 마곡지구의 성공을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됐다.

참석자 대부분이 공감한 마곡단지 성공의 키는 ‘융합’이었다. 소타라우타 교수는 PC와 휴대전화 산업을 융합해 아이폰을 생산한 애플의 성공 사례와 스마트폰 사업 실패로 궁지에 몰린 자국 기업 노키아의 실패를 예로 들었다. 그는 “마곡지구가 성공하기 위해선 과학과 기술, 시장, 심지어 문화까지 상이한 영역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지역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마곡지구는 첨단 융합 산업단지의 길로 개발되고 있다. 국제업무지구와 산업단지가 엄격히 분리됐던 초기 계획은 산업단지와 상업지역이 혼재된 방안으로 변경됐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마곡단지는 연구개발과 제조업을 융합한 첨단 도시로 육성할 것이다”라며 “764억 원을 들여 연구실과 창업보육센터, 비즈니스 지원센터를 한 공간에 갖춘 ‘공공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입주 기업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산업단지 중 일부는 외국계 기업 유치를 위해 ‘외국인 전용’으로 바뀐다.

서울시는 마곡지구 홍보를 비롯해 입주 기업들의 정보 교류 및 협력, 상생 방안 공유를 위해 9일부터 이틀간 시청 지하 1층 시민청에서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마곡지구에 입주할 LG, 코오롱, 이랜드 등 대기업 9개와 중소기업 10개, SH공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 방문하면 해당 기업의 제품·기술 정보와 먹거리 시식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마곡#샌디에이고#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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