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은 국제공조에서 출발” 전세계 상대 첫 설명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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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서울안보대화 기조연설

30개국 국방차관 - 안보 전문가 서울에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15
 서울안보대화’ 개막식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통일은 
세계사적으로 20세기 냉전의 역사를 종식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0개국 국방차관 - 안보 전문가 서울에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15 서울안보대화’ 개막식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통일은 세계사적으로 20세기 냉전의 역사를 종식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30개국 차관급 국방 관료와 안보 전문가들이 모여서 세계 평화를 논의하는 ‘서울안보대화(SDD·Seoul Defense Dialogue)’에 처음으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4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기내에서 박 대통령은 “주변국, 더 나아가서 세계도 암묵적으로 ‘이건(한반도 평화통일) 좋은 일’이라고 동의해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앞으로 외교력을 발휘해서 평화통일이 어떤 의미가 있고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그런 것을 자꾸 설명해 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은 세계를 상대로 한 이른바 ‘평화통일 설명회’의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볼 수 있다.

○ “통일 이루는 데 국방안보 협력 중요”

박 대통령은 통일 비전의 바탕이 국제 공조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 비전을 이루는 데 있어 세계 각국과 함께하는 국방안보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특정 국가나 일부 국가들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국제 공조가 이뤄져야만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는 “실현 불가능한 핵개발과 경제발전 병진노선에서 벗어나 개방과 개혁을 통해 진정한 발전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군사적 신뢰 구축과 남북한 군비 통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북한은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대화하고 교류하면서 정상적인 해법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말도 했다.

○ 다자 외교 협력 강조로 미국 달래기?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다자 통일외교 행보에 대해 중국 전승절 기념식 및 열병식 참석으로 심기가 불편해진 미국을 달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안보대화 출범 당시 준비 작업에 참여한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안보 분야의 다자 협력을 논의하는 이번 SDD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한미동맹을 보완하는 측면이 강하다”면서 “다자간 협력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다자간 협력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봤다.

북한을 제외한 다자간 한반도 통일 논의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다자 협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기본 취지를 살리려면 바로 북한의 핵 포기가 아닌 핵 동결로 북한이 받을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북한 사이버 공격 대응에 실패”

정부의 북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처가 미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종인 대통령사이버안보특보는 본회의 발제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미국은 경제 제재 및 보복 공격으로 억제 효과를 가져왔지만 한국은 단 한 번도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등 대응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과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이 발생했는데 미국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한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 임 특보는 “한국은 사건 발생 4개월 뒤에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이후 범인 검거나 대응 등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민혁 mhpark@donga.com·정성택 기자
#한반도#통일#국제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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