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중동-중남미 공략해 100년기업 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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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창립 70돌 회견
“2020년까지 매출 12조원 목표”

“중국 대륙을 넘어 중동과 중남미 시장을 공략해 세계 여성의 미(美)를 추구하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사진)의 말투에서 시종일관 자신감이 묻어났다. 9일 경기 오산시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에서 열린 아모레퍼시픽 창립 7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2016년에는 두바이를 필두로 중동 시장에 진출하고, 2017년에는 브라질과 멕시코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최근 중동과 중남미 지역에서 화장 인구와 중산층, 젊은층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중동은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란을 중심으로, 중남미에선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의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0년이 한국 화장품 문화를 선도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미다.

아모레퍼시픽의 자신감은 해마다 급증하는 해외 매출 실적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은 832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52.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1∼6월)도 전체 매출 2조3998억 원을 올려 지난해에 비해 26.4% 늘었다. 서 회장은 “2020년까지 전체 매출 12조 원을 달성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향후 중점 과제로 아시아 철학을 담은 브랜드 강화, 해외 시장 확대, 고객 접점 확충 등 3가지를 꼽았다. 한방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나 제주의 자연을 콘셉트로 한 이니스프리 등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 시장을 적극 두드리겠다는 것. 해외 면세점 채널 확대로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5대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외에 아이오페 헤라 등도 해외 시장에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위안화 약세 등은 중국 사업에 악영향을 줄까. 서 회장은 “화장을 하는 중국 여성 인구는 현재 1억5000만 명에서 5억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또 “중국 시장 전용 제품을 확대하고, 인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까지 차근차근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故) 서성환 선대 회장이 1945년 설립한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세상에 없는 독특한 제품을 무기로 해외 시장을 헤쳐 왔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내에 신설한 ‘아시안 뷰티 연구소’를 통해서는 인삼, 콩, 녹차 등 아시아 특화 소재에 대한 기술 및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인 피부 분석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피부에 노란 기운이 있는 중국인 소비자를 겨냥해 미백 크림을 만들어 히트했고, 최근에는 중국 내륙 지방의 여성들을 위해 건조한 눈가에 보습 효과를 주는 아이크림을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면세, 디지털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대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지역 면세 채널을 늘리기로 했다.

서 회장은 “스펀지에 액체 파운데이션을 적신 ‘쿠션’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땐 내부에서조차 실패작이라며 수작업으로 소량만 생산했다”며 “현재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히트 제품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특이한 아모레퍼시픽만의 제품을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서경배#아모레퍼시픽#100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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