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전 등번호 교체 ‘연막작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10일 05시 45분


한국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2·3차전에서 라오스(3일·8-0)와 레바논(8일·3-0)을 완파했다. 경기 내용 및 결과, 새 얼굴들의 활약상 등과 더불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이번 2연전에선 눈길을 끈 부분이 있었다. 바로 선수들의 유니폼 등번호다.

대표선수들은 라오스전과 레바논전에서 완전히 다른 등번호를 달고 경기에 나섰다. 평소 16번을 즐겨 다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레바논전에서 14번 유니폼을 착용했고, 기성용이 달았던 16번은 레바논전에서 정우영(비셀 고베)이 달았다. 대표팀에서 17번을 애용하는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은 손흥민이 달았던 7번 유니폼을 입고 레바논전에 출전했다. 이처럼 3명의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전원이 라오스전과 다른 등번호를 달고 레바논전에 출전했다.

등번호 교체는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의 지시에서 비롯됐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월드컵 2차 예선에선 경기 하루 전날까지 23명의 선수명단만 제출하면 된다. 등번호가 바뀌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나라 선수들의 플레이를 볼 때 얼굴이나 체격보다 등번호로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점을 들어 슈틸리케 감독이 라오스전과 다른 등번호를 달고 레바논전에 출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경기에 나섰다. 특히 이번 대표팀 유니폼에는 이름 없이 번호만 표시돼 있었기에 사이즈만 맞으면 유니폼을 바꿔 입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등번호 교체를 통해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는 슈틸리케 감독의 고심이 엿보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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