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톈안먼에 선 박근혜 대통령, ‘북한의 변화’ 끌어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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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있는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날) 행사는 중국의 군사굴기(군사적으로 우뚝 섬)를 과시한 역사적인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서구 열강과 일본의 침략에 무너졌던 굴욕적인 과거를 딛고 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의 시기를 거쳐 마침내 미국과 더불어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중국의 사상 최대 규모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을 49개국 지도자들이 톈안먼 성루(성에 쌓은 담)에 올라 지켜봤다. 60여 년 전 북한 김일성이 섰던 그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이를 지켜봤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 못지않게 전략적으로 힘을 합쳐야 하는 관계인 중국과의 사이를 좋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라 방중(중국을 방문함)을 하는 결단을 내렸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불편한 시선을 무릅쓴 탓에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이 이제 중국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현실이 된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서도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필요한 만큼, 박 대통령은 나라의 이익을 위해 이러한 외교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을 우방국(우리와 좋은 관계를 맺은 나라)에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

전승절 행사는 변화하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과거 김일성이 두 번이나 마오쩌둥(과거 중국을 이끌었던 최고지도자) 바로 옆에서 열병식을 본 톈안먼 성루에 이번엔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만 첫줄 맨 가장자리에 섰을 뿐이다. 끝내 참가하지 않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회담을 갖고 열병식에서도 깍듯한 대우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빛바랜 북-중 관계에 격세지감(隔世之感·몰라보게 변해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느꼈을 법하다. 한중 정상이 공감한 6자회담 재개(다시 시작함)에 응하고 핵을 포기하는 선택을 통해 이제는 김정은의 북한도 고립에서 벗어나야 한다.

올해 말까지는 정상외교 시즌이다. 다음 달 16일 한미 정상(그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회담에 이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고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체제를 다지고, 역사 왜곡 문제로 얼어붙은 한일 관계도 복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박 대통령은 동맹과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면서 유연하고도 실리적인 접근으로 나라 이익과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위한 외교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북한을 핵 포기와 개혁 개방으로 유도하는 국제 공조(서로 도움)를 이끌어내기 바란다.

동아일보 9월 4일자 사설 재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다음 중 본문의 내용과 다른 것을 고르세요.

① 열병식에는 49개국의 지도자가 참석했다.

② 한미 정상회담은 다음 달 16일에 열린다.

③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④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의 열병식에 참가했다.

⑤ 중국은 세계 주요 2개국으로 떠올랐다.

2. 다음 중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를 모두 고르세요.

① 만리장성 ② 야스쿠니 신사

③ 톈안먼(천안문) ④ 광화문

⑤ 쯔진청(자금성)

3. 북한이 세계적인 고립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본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어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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