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女風이 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9일 07시 05분


배우 강수연-문소리-중국 배우 탕웨이-류이페이(왼쪽 상단 시계방향으로). 사진|동아닷컴DB·류이페이 웨이보
배우 강수연-문소리-중국 배우 탕웨이-류이페이(왼쪽 상단 시계방향으로). 사진|동아닷컴DB·류이페이 웨이보
■ 20주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미리보기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문소리·김호정 심사위원
아프가니스탄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 개막식 MC
中 투톱 여배우 탕웨이·류이페이 주연배우로 참석


올해 20주년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유독 센 ‘여풍’이 분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유명 여배우들이 대거 부산에 집결하기로 하면서 화려한 축제를 예고하고 있다.

배우 강수연이 올해부터 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그 분위기를 타고 여배우들도 심사위원의 책임을 나눠 맡았다. 주연 영화로 부산을 찾는 해외 여배우들도 여럿이다. 덕분에 10월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 레드카펫은 어느 때보다 화려해질 전망이다.

과감한 연기 활동으로 실력을 과시해온 문소리와 김호정 그리고 독일 출신의 나스타샤 킨스키가 이번 영화제 각 부문을 대표하는 심사위원. 문소리는 한국영화 기대주를 뽑는 ‘올해의 배우상’을 심사하고, 김호정은 단편영화를 뽑는 ‘선재상’, 나스타샤 킨스키는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상’을 맡는다. 여배우의 심사위원 참여가 처음은 아니지만 동서양 장벽 없이 고루 나서기는 이례적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송강호와 함께 개막식 진행을 맡는 아프가니스탄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 1989년생인 그는 15살이던 2003년 데뷔작 ‘천상의 소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영화 출연은 물론 제작에도 까다로운 제약이 따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꾸준한 작업으로 활동을 이어온 대표적인 배우로 평가받는다.

사실 부산국제영화제가 그에게 개막식 진행을 맡긴 건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앞서 19년 동안 탕웨이를 제외하고 해외 여배우가 진행자로 나선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여배우들을 바라보는 올해 영화제의 특별한 시선을 짐작케 한다는 평가다.

앞서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가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에 비하면 여배우의 활용이나 다양성은 그에 맞지 않게 떨어진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그래서 영화제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 뜻대로 여배우 “활용의 범위”가 한층 다양해진 셈이다.

게스트의 면면도 화려하다. 중국에서 투 톱 여배우로 꼽히는 탕웨이와 류이페이(유역비)가 각 주연 영화 ‘세 도시 이야기’, ‘야공작’으로 영화제를 찾는다. 아직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을지 확정하지 않았지만 주연작이 주요 부문에 초청받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대표 여배우 틸다 스윈튼도 처음 부산에 온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의 주인공이자 ‘나니아 연대기’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으로 국내 관객과 친숙한 배우다. ‘설국열차’ 이후 몇 차례 내한했던 그는 영화제의 초청에도 기꺼이 응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예고된 여배우들의 다양한 활동은 올해 한국영화에서 확인된 여배우들의 활약을 그대로 잇는다는 점에서 각별한 시선을 얻는다. 실제로 ‘차이나타운’의 김혜수와 ‘무뢰한’의 전도연을 비롯해 서영희 김고은 고아성 등 여배우들의 과감한 도전이 올해 한국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