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기업문화개선위’ 15일 발족… 외부인사와 공동위원장 체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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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의 시간에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 해도 실제 사업에 반영되는 것은 드물어요. 참신한 아이디어보다는 임원들이 좋아할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분위기이거든요.”(현 롯데 직원)

#2. “‘까라면 까는 군대식 문화’라니까요. 올해 초 야근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상사가 부하 직원들을 회의실에 불러놓고 ‘회사 지시로 야근을 한 게 아니라 업무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회사에 남았다’는 내용이 적힌 서약서에 사인을 하도록 강요했어요.”(전 롯데 직원)

롯데그룹 전·현직 직원들은 강압적인 기업문화를 성토하고 있다. “시키면 복종해야 한다” “군대문화가 팽배해 있다” 등 롯데의 기업문화가 보수적이고 강압적이라는 것이다. “실적을 위한 압박이 회사를 병들게 한다” 등 비효율적인 업무 관행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많다. 상명하복의 문화가 비효율적인 업무 지시와 과도한 압박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내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롯데그룹은 8일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전담 조직인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15일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는 물론이고 꽉 막혀 있던 내부 조직문화를 바꾸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조치”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내부 및 외부 전문가 20명(각 10명)으로 위원회를 꾸렸다. 위원장은 내부에서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부회장, 외부에서 이경묵 서울대 교수(경영학)가 각각 맡았다. 이 교수는 삼성그룹의 경영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삼성웨이’의 저자이기도 하다.

기업문화개선위원회가 밝힌 핵심 과제는 투명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육성하는 윤리적인 기업문화, 임직원이 자긍심을 갖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기업, 고객과 파트너의 권익보호를 위해 앞장서는 기업 등 3가지다. 이 교수는 “외부 기업 이미지는 결국 내부 조직문화로부터 나타난다”며 “내부 기업문화를 바꾸는 일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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