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황제’ 박병호, ‘태양의 아들’ 최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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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주간경기 편차 심한 타자들… 테임즈는 밤낮 가리지 않고 맹타

프로야구 선수들은 ‘올빼미’ 스타일이다. 그들의 시계는 야간 경기를 기준으로 돌아간다.

낮 경기는 이들에게 ‘낯선 환경’이다. 오후 6시 30분에 경기를 시작하다가 오후 2시에 ‘플레이 볼’을 하려면 생활리듬을 깨야 한다. 낮 경기 타율에 비해 밤 경기 타율이 높은 ‘주저야고(晝低夜高)’형 타자가 대부분인 이유다.

넥센의 박병호가 대표적이다. 박병호의 낮 경기 타율은 0.270으로 3할이 안 된다. 그동안 치른 10번의 낮 경기에서 홈런은 한 개도 없다. 삼성 이승엽 역시 낮 경기 타율(0.214)과 밤 경기 타율(0.358) 차가 1할이 넘는다. 지난해까지 퓨처스리그에서 숱한 낮 경기를 치렀던 구자욱도 낮 경기 타율이 2할에 못 미치는 0.194다. 밤 경기 타율(0.363)과 1할 7푼 가까이 차이가 난다. KIA 박흥식 타격코치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낮 경기에는 집중력이 떨어진다. 낮에는 공에 햇빛이 반사되는 반면 야간에는 공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주고야저(晝高夜低)’형 타자들도 있다. 6일 낮 경기에서 넥센을 상대로 홈런쇼를 펼친 SK 타자들이 대표적이다. 이날 1회 홈런을 친 최정은 올 시즌 낮 경기 타율이 0.375로 밤 경기 타율(0.293)을 크게 웃돈다. 더욱이 최정은 올 시즌 낮 경기가 더 많았던 전반기의 타율(0.271)보다 후반기의 타율(0.352)이 높다. 그나마 전반기 낮 경기에서 타율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면 전반기의 타율은 더 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날 2회와 3회 홈런을 친 SK의 이재원과 정의윤도 올 시즌 낮 경기 타율이 4할을 넘는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맹타를 휘두르는 ‘주고야고(晝高夜高)’ 타자들도 있다. NC 테임즈는 낮 경기 타율이 0.448에 달하고 밤 경기 타율도 0.373이다. 10차례의 낮 경기에서 홈런도 4개나 쳤다. 넥센 유한준 역시 두루 강했다. 낮 경기 타율이 0.393으로 4할에 육박하는데 밤 경기 타율도 0.352를 뛰어넘고 11번의 낮 경기에서 홈런도 3개를 기록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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