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균-주찬준 병장 “국가에 대한 군인의 도리 다했을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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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연기 전문균-주찬준 병장, ‘따뜻한 세상’ 캠페인 1호 주인공에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캠페인 ‘따뜻한 세상’ 1호 주인공으로 뽑힌 전문균 씨(오른쪽)에게 박창근 네파 대표가 자사의 패딩 점퍼를 입히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캠페인 ‘따뜻한 세상’ 1호 주인공으로 뽑힌 전문균 씨(오른쪽)에게 박창근 네파 대표가 자사의 패딩 점퍼를 입히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북한의 지뢰 도발 및 포격으로 8월 한 달간 남북은 군사대치 정국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장병 88명이 나라를 지키겠다며 전역 연기를 신청해 사회에 감동을 줬다. 이 중 육군 7사단 소속 탄약관리병 전문균 병장(22)과 주찬준 병장(22)은 전역(지난달 25일) 후 가기로 했던 제주 여행을 포기하고 다시 총을 잡았다. ‘신(新)안보세대’라 불리는 이들의 남다른 모습에 박근혜 대통령도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7일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훈훈한 행동으로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인물을 하루에 한 명씩 총 100명을 선정해 이들에게 패딩 점퍼를 증정하는 ‘따뜻한 세상’ 캠페인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의 1호 주인공으로 전 씨와 주 씨가 뽑혔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만난 전 씨는 “처음에 주인공 1호로 뽑혔다는 소식에 부담이 됐지만 행사의 취지를 보고 자랑스러운 일이 될 것 같아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장에 군복을 입고 나타났다. 주 씨는 개인 사정으로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

전 씨는 완전무장을 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남북 대치 상황에서 우리가 그냥 제대해도 될까’라며 찬준이와 같이 고민했는데 마지막까지 동기, 후임에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군인의 도리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그런 전 씨에게 전화로 “네 결정을 믿겠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후 25일 새벽 남북 고위급 대표단이 공동보도문에 합의하며 대치 상황이 풀렸고, 전 씨와 주 씨는 전역 연기를 신청한 지 하루 만인 26일 전역할 수 있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한 전 씨는 장래 희망이 배우다. 장병 88명의 훈훈한 결정에 SK그룹 등 일부 기업에서는 전역 연기를 신청한 장병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전 씨는 “전역하는 날 사단장님이 ‘너희가 고난을 피하지 않고 맞섰기 때문에 이런 좋은 기회들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앞으로 살면서 고난이 다가와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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