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대안은 인도펀드? 8개월만에 346억 원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7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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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지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대표는 이달 중순 선보일 ‘인도 중소형포커스 증권자펀드’ 관련 일로 한국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시장 분위기가 4월 인도 채권형 펀드상품을 내놨을 때와 딴판으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판매사 관계자들의 관심은 인도보다 중국 상품에 쏠려있었다. 하지만 몇 달 새 상황이 달라졌다. 그간 중국 증시는 6월초 최고점(5178.19)에 비해 약 40% 고꾸라졌다.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기둔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는 투자처인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유 대표는 “4월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왜 인도가 좋은지 설명하는 데 꽤 힘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인도 투자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많아 나흘간의 한국 방문일정 스케줄이 반나절 만에 다 채워졌다”고 말했다.

●8개월 만에 346억 원 흡수한 인도펀드

‘차이나 쇼크’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일 때도 인도 센섹스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7월 22일 최근 3개월간 최고점인 28,504.93까지 올랐다. 이후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4일 현재 7월 최고점보다 약 11% 떨어지는 데 그쳤다.

덕분에 인도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플러스를 유지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3일 현재 국내에 설정된 인도 주식형펀드 89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1%다. 지역별 해외펀드 가운데 인도와 함께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인 건 유럽(+5.10%) 일본(+6.60%) 러시아(+6.42%)뿐이다.

올해 들어 이달 3일까지 인도 주식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총 346억 원. 차이나 쇼크의 영향으로 7, 8월 투자 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섰지만 이달에만 다시 16억 원의 자금을 끌어 모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NH-CA자산운용 등 3개 자산운용사가 올해 인도 주식형펀드 4개를 새로 내놨다. 이들 신규펀드 4개에 총 132억 원이 몰렸다.

●글로벌 분산투자의 한 축으로 부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로 중국과 같았다. 국제금융정보제공업체 CEIC는 2016년 인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중국(6.8%)보다 높은 6.9%로 내다봤다. 전체 인구 약 12억 명의 절반가량이 25세 이하의 젊은 인구인데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개혁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인 제조업을 25%까지 끌어올리고, 매년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대(對) 중국 수출 비중이 낮아 차이나 쇼크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내수중심 경제인 인도의 중국 수출 규모는 약 13조 원으로 GDP의 1% 정도를 차지한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도 인도 경제에는 호재다. 원유를 수입해 가공한 상품을 다시 수출하는 한국과 달리 인도는 주로 내수용 원유를 수입한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외화로 지불해야 하는 결제대금이 줄어 인도 경제에는 그만큼 이득이다.

유지상 대표는 “인도에선 소형주가 중형주, 대형주로 성장하는 스토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며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인도는 글로벌 자산배분 차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자처”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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