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馬의 기상으로… 실력으로 세계 속 인재 키우는 ‘충실한 대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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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높이 날다]

김동성 作 \'천마\'
김동성 作 \'천마\'


‘수도권대와 지방대’ ‘지방대와 수도권대’라는 이분법적 인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전국 335개 대학 중에 ‘지방대’나 ‘수도권대’라는 이름은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도권대와 지방대라는 이름이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수도권대라고 하면 어딘가 좋아 보이고, 지방대라면 상대적으로 그에 미치지 못할 것 같은 선입견이다.

그러나 입학 자원 감소 등으로 대학들이 마주한 현실은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 대학의 환경은 수도권대와 지방대라는 지역적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국내 대학이 330여 개에 이른다 하면 “인재양성을 위해 많은 대학이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반응보다 “무슨 대학이 그렇게 많냐”는 반응이 더 많다. 학생 모집이 어려워 문을 닫는 대학이 현실에 등장하고 있지만 큰 뉴스가 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과 사회 발전을 위해 수도권대와 지방대라는 구분은 이제 ‘부실대’와 ‘충실대’라는 구도로 바뀌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대학 환경의 변화와 함께 ‘부실대’는 이미 가장 유명한 대학 이름이 되고 있다. 지역을 기준으로 하는 낡은 인식은 ‘충실한 대학’을 의욕적으로 추구하는 노력을 부당하게 평가절하할 수 있다. 이제 ‘우리 대학은 부실대인가, 충실대인가. 우리 사회는 부실대를 양산하고 있는가, 충실대를 키우고 있는가’라는 것이 새로운 기준이 돼야 한다.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라이덴대는 올해 6월 각국 대학의 논문 수준을 평가하는 ‘2015 라이덴 랭킹’에서 영남대의 수학 및 컴퓨터 분야 연구력을 세계 41위, 아시아 5위로 평가했다.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100위권에 들었다. 세계 750개 대학을 대상으로 주관적 평판을 배제하고 오직 논문을 통한 교수들의 연구 수준을 검증한 결과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과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지난해 실시한 정보통신기술 활용 교육(e-러닝) 평가에서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영남대가 교육혁신상을 받았다.



영남대는 학부교육선도대학과 산학협력선도대학, 지역선도대학 등 교육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사업단이 8개나 선정돼 전국 최고 수준이다. 1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배출은 10위, 100대 기업 CEO 배출 6위이다. 현대차그룹 17개 계열사의 CEO 22명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8명) 고려대(3명)에 이어 영남대는 3위(2명)라는 발표도 최근 나왔다.

이런 지표들은 영남대가 지역의 좁은 틀 속에 머물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고 역량을 키우고 있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동시에 수도권대와 지방대, 지방대와 수도권대라는 비현실적 구분을 허물고 뛰어넘는 ‘충실대’의 사례이기도 하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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