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명차 시승기] ‘깡패연비’ 렉서스 ES 300h “막 타도 16km/ℓ 훌쩍”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9월 7일 1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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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렉서스는 모두 20개 모델에 4600여대다. 재미있는 것은 이중 한 가지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겼는데, 바로 ES 300h로 2500여대나 팔렸다. 한 모델이 전체 판매량을 견인하는 브랜드는 더러 있지만, 이처럼 절반을 넘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렉서스가 승승장구하는 독일차를 상대로 고군분투하는데는 ES 300h 역할이 이처럼 중요하다. 올해도 7월말 현재까지 2940대나 팔렸다. 월 평균 420대이다.

ES 300h의 인기는 렉서스 특유의 정숙성과 내구성에 일본산 세단의 약점인 연비까지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새롭게 출시된 300h 부분변경 모델을 타고 서울과 가평 왕복 130여km를 달렸다. 어디가 얼마나 달라졌을까.

#더욱 화려하고 역동적인 외관
외관은 더욱 과감하고 화려해졌다.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은 더욱 넓어지고 그릴 안쪽으로는 날카롭게, 바깥쪽과는 부드럽게 연결됐다. LED 안개등은 아래로 늘어나고, 독립적인 화살촉 모양의 주간주행등, LED가 새롭게 적용된 헤드램프가 어우러져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여기에 곡선미를 살린 사이드라인과 새로운 알로이 휠, L자형 리어램프로 디자인을 완성했다. 전체적으로 조금 더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이다.

내부도 확 바꿨다. 차세대 렉서스 스티어링 휠과 숙성된 원목으로 고유의 무늬를 낸 시마모쿠 우드트림, 고급 마감재를 사용한 도어스위치 패널, 수트타입 기어 쉬프트 레버, 터치 방식 오버헤드 콘솔 등을 적용했다.

시동버튼을 눌러 엔진을 돌려도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은 미미하다. 이날 출발에 앞서 렉서스 측이 제시한 미션은 ‘연비운전’이다. 최대한의 연비를 뽑아보라는 얘기다. 시승구간은 국도가 대부분이고 고속도로가 약간 섞였다. 연비운전을 하기에 무리가 없는 구간이다. 다만 전형적인 동고서저(東高西低)인 우리나라 지형 때문에 가평으로 갈 때 기름을 더 먹을 것으로 예상됐다.

#깃털처럼 가벼운 움직임이 압권
복잡한 서울 강남의 도심을 빠져나와 올림픽대로에 올랐다. 시속 80km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는데 차가 깃털처럼 가볍게 움직인다. 일부 운전자들은 렉서스의 주행에 대해 너무 밋밋하고 편안해 재미없다고들 하지만, 이런 주행감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들다. 또한 비장의 무기인 스포츠모드가 있어 필요에 따라 역동적인 주행도 가능하다.

파워트레인은 엣킨슨 사이클 형식의 2.5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해 총 시스템 출력 203마력, 최대토크 21.6kg.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e-CVT(전자제어 무단변속기)를 사용했다. 이 정도 출력과 토크는 운전자에 따라 조금 부족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스포츠 주행보다는 편안함과 정숙성에 초점을 맞춘 자동차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되는 부분이다.

#단단한 하체, 출렁거림 사라져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올라 순간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차가 튀어나갈 정도의 즉각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속도가 올랐다. 고속에서도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다시 국도로 내려서 와인딩 구간을 만났다. 이전 모델은 하체가 무르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신차는 차체에 구조용 접착제 적용범위를 확대해 강성을 높이고, 쇼크 업 쇼버를 최적화해 핸들링을 개선했다. 덕분에 와인딩이나 요철을 지날 때 특유의 출렁거림이 없어진 느낌이다. 커브를 빠르게 돌아나가도 단단한 하체가 쏠림 없이 차체를 잡아줬다.

#최고 연비 22.5km/ℓ “하이브리드 진수 보여”
가평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계기반 연비는 16.5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 16.4km/ℓ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로 돌아올 때는 조금 더 연비 운전에 치중해 22.3km/ℓ로 깜짝 놀랄만한 연비가 나왔다. 하지만 놀래는 것도 잠시, 이날 함께 시승했던 다른 운전자들은 25km/ℓ를 넘기기도 했다.

이날 최고 기록은 서울-가평 왕복 22.5km/ℓ였다. 배기량과 차량 총중량을 생각할 때 아무리 하이브리드이고 연비운전을 했다고 해도 쉽지 않은 수치다. 차의 가격은 5180만~6370만 원인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트림인 수프림의 가격을 5590만 원으로 이전 보다 40만 원 내렸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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