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리아 난민들에게도 관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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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시리아’ 서울 명동서 세살배기 ‘아일란’ 추모행사

국내 시리아 난민 구호단체 ‘헬프시리아’가 주최한, 가족과 탈출하다 바다에 빠져 숨진 시리아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의 추모식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열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내 시리아 난민 구호단체 ‘헬프시리아’가 주최한, 가족과 탈출하다 바다에 빠져 숨진 시리아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의 추모식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열렸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그리스 해변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 시리아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의 추모식이 열린 6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시리아 난민을 돕는 구호단체 ‘헬프시리아’의 창단 멤버인 심홍윤 씨(36)는 요르단 난민캠프로 봉사활동을 떠난 친구 압둘 와하브 알 무함마드 아가 씨(31·시리아·동국대 법학과)를 대신해 두 손에 촛불을 든 채 쿠르디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살기 위해 작은 보트에 몸을 실었던 한 아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합니다.” 헬프시리아 박지훈 사무국장의 애도문 낭독이 끝나자 추모식 참가자 20여 명은 고개 숙여 묵념했다.

2013년 6월 창단한 헬프시리아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해 매년 모금운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직접 시리아로 가서 난민들에게 생활용품도 전했다. 매주 수요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아랍어를 가르치고, 시리아 문화를 소개하는 강좌도 개설했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드물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시리아인은 470여 명. 이 중 난민 자격을 얻은 두 명을 제외하곤 모두 정착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인도적 체류자’로 분류돼 한국에 머물고 있다. 심 씨는 “그들의 아픔을 방관하며 더이상 ‘먼 나라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사람들을 움직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쿠르디 추모 글이 줄을 잇고, 모금에 참여하겠다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심 씨는 이 같은 관심이 ‘1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심 씨는 “과거 우리도 ‘6·25전쟁’으로 난민의 고통을 겪었다”며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그에 걸맞은 아량과 사랑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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