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핀현준 “춤꾼은 춤으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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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9월 5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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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팝핀현준. 스포츠동아DB
가수 팝핀현준. 스포츠동아DB
팝핀현준(36·남현준).

전문가를 제외하고 웬만한 시청자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 중인 그를 보고 국악인 박애리의 남편으로만 생각할 수 있다.

노래는 박애리가 도맡아 하니, 춤을 잘 추는 댄서 정도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를 그렇게 단순하게 봐서는 안 된다. 서태지와아이들의 멤버 이주노는 그의 춤 실력을 보고 해외유학까지 보내줬고, 그의 춤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유튜브가 국내에 처음 들어온 2008년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때로는 댄서인지, 가수인지 그 활동 분야를 놓고 정확하게 분류하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반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오해가 커져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그는 그럴 때마다 묵묵하게 견뎠다.

“가슴에 ‘참을 인(忍)’자를 몇 개나 새겼는지 모른다. 하하하. 내 별명 가운데 ‘바퀴벌레’가 있다. 2009년 ‘댄스가수’라는 타이틀에 따라 앨범을 냈는데 콘셉트를 잘못 잡아 바퀴벌레춤이 됐다. 당시 댄서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 ‘전문가가 어떻게 그런 춤을 출 수 있냐’는 것이었다. 앨범도 망하고, 온갖 욕을 다 먹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가 6년 만에 새 앨범을 내놓는다.

7일 발표하는 ‘아임 남현준’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의 우상인 마이클 잭슨을 그리워하는 ‘미스 잭슨’과 ‘현준이와 춤을’ 2곡이 실렸다.

“모든 걸 잊고 춤을 추자는 뜻으로 만들었다. 각박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다. 살기 힘들면 추억을 생각하게 되고, 옛날 생각을 많이 하게 되지 않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도와주는 건 음악이다. 1990년대 유행했던 뉴잭스윙 장르가 딱 어울릴 것 같아 선택했다.”

그는 과거에는 비난도 받았지만,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기대도 많다.

“선입견 없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제 모습 그대로, 있는 그대로. 사실 예전에는 무대의 소중함이 별로 없었다. 자만에 빠진 시간도 있었다. 힘든 시간을 다 겪어보니, 사소한 것도 소중하게 느끼게 됐다.”

그가 달라진 계기 중 하나는 지난해 10월 일어난 ‘항공권 협찬’ 사건.

그는 “또 하나의 별명이 생겼다. 협찬 거지다”며 웃었다. 당시 모 항공사가 협찬해준 항공권에 대한 비난글을 SNS 올렸다 논란이 됐다.

“어리석었다. 한 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어쨌든 내가 잘못한 부분이니 받아들이고 반성했다. 많은 걸 느끼게 해준 사건이기에 나를 돌아본 시간이 됐다. 그후 ‘불후의 명곡’ 섭외가 들어왔는데, ‘각설이 타령’을 하겠다고 했다. 춤꾼은 그렇게 ‘한’을 푸는 거다. 하하하!”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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