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백재현·심현섭 출연 ‘개콘’ 첫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4일 07시 05분


■ 1990년 9월 4일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최근 막을 내렸다. 이 무대의 주역은 개그맨 김준호. 초기 사비를 털어 무대를 펼칠 정도로 열정을 드러낸 김준호는 한때의 어려움을 딛고 현재 KBS 2TV ‘개그콘서트’의 ‘맏형’격을 자임하고 있다. 그 이전의 ‘맏형’으로는 백재현, 심현섭, 박준형 등이 있었다.

‘개그콘서트’가 올해로 16년째를 맞는다. 16년 전인 1999년 바로 오늘, KBS 2TV ‘개그콘서트’가 첫 정규 방송됐다. 7월18일 파일럿으로 선보인 이후 큰 호응을 얻은 덕분이었다. 그리고 이제 국내 대표적인 개그·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개그콘서트’는 일부 변형의 과정을 겪기는 했지만 소극장 무대의 개그 공연 형식을 담은 프로그램. 기존의 콩트 형식에서 벗어나 객석과 쌍방향 소통하며 30초∼3분 분량의 짧은 코너를 연이어 공연하는 무대다. 이미 서울 대학로를 중심으로 유행한 개그맨들의 공연 형식을 빌린 것이었다. 1999년 방송가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포맷으로 받아들여졌다. 방송사와 제작진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 부담을 분담한 사람은 개그맨 전유성과 김미화였다. 김미화는 1980년대 KBS 2TV ‘쇼 비디오자키’의 ‘순악질여사’ 등을 통해 공개코미디의 매력을 실감한 주역. 1990년대 후반 정통 코미디가 퇴조하고 유능한 개그맨들이 예능프로그램 MC나 드라마 연기자로 ‘전향’하는 데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본격 코미디프로그램과 후배들의 무대를 위한 새로운 형식을 고민하던 끝에 방송사와 제작진을 설득해 무대에 올렸다. 이런 과정은 당초 우려를 씻어내며 PC통신을 통해 무려 6000여명의 방청 신청을 이끌어냈다.

첫 무대에서는 백재현, 심현섭, 박경림 등도 첫 연출자 박중민 PD(현 예능국장)와 손잡았다. 심현섭의 ‘사바나의 아침’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뒤이어 김영철, 김지혜, 김대희 등이 합류했다.

이 같은 참신함과 인기로 ‘개그콘서트’는 그해 방송기자들이 뽑은 오락 부문 좋은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이후 ‘개그콘서트’는 많은 인기 개그맨을 배출하며 스타 탄생의 또 다른 등용문이 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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