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에서 경제로 무게중심 이동? 황교안 총리, 경제행보 박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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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로 취임 3개월을 맞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최근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 소상공인들을 잇달아 만나며 경제 살리기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취임 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해결의 컨트롤타워를 자처하며 ‘안전총리’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황 총리는 3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을 비롯해 중견기업 대표 14명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내수활성화를 위한 중견기업 정책과 수출확대방안 등을 논의했다. 황 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견기업의 수는 전체 기업의 0.12%에 불과하지만 수출의 15.7%와 고용의 9.7%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다”면서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고 수출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견기업의 지속적 성장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황 총리가 취임 이후 경제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달 20일 중소기업 대표 15명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소상공인(8월 27일), 울산지역 수출 중소기업(8월 28일), 벤처기업(9월 2일) 대표들을 연이어 만났다.

황 총리의 최근 행보는 중국 증시의 폭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9월 위기설’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고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황 총리는 올해 8월 수출이 월 기준으로 6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는 등 수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자 직접 현장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련주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은 “내수와 수출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인들이 정말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해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릴레이 간담회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다섯 차례에 걸친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황 총리에게 각종 규제로 인한 부담과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문제,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지나친 격차에 대한 우려 등 50건이 넘는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현재 국무조정실은 각 간담회에서 제기된 기업인들의 건의사항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중 △기업규모에 따라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한도 차등화 △문화관광형 시장 후속지원방안 △이란 등 중동지역 수출지원 강화 등의 건의사항은 조속히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내에 온누리 상품권 판매용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는 문제는 관련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앞으로 황 총리는 간담회 이외에도 다양한 형식의 경제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이번 릴레이 간담회 대상이 아니었던 대기업 대표들과의 만남도 검토 중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기업인들의 건의사항은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한편 현장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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