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난민해법 숙제 떠안은 메르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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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쿼터제로 통일된 대응 시급”
난민들 서유럽행 열차중단 항의… 헝가리 철도역 거대 난민촌으로

“자유를 달라! 메르켈! 독일!”

1일 오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철도역은 시위대, 경찰, 텐트, 돗자리가 뒤섞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새벽 헝가리 정부가 난민 통제를 위해 서유럽으로 향하는 열차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히자 성난 난민들이 항의시위를 벌인 것. 헬멧을 쓴 경찰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난민들을 역사 밖으로 몰아내자 이들은 구호를 외치며 울부짖었다. 일부 난민은 항의의 표시로 아기와 기차표를 높이 들어 보이기도 했다.

영국 BBC는 1일 “헝가리 당국이 이날 오후부터 비자를 소지한 난민과 일반 승객들에겐 역사 입장을 허용했지만, 몰래 역사로 들어가려는 난민들로 대혼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텐트와 돗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하는 2000∼3000명의 난민들로 켈레티역이 거대한 난민촌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시위대 150여 명은 밤샘 시위를 벌였다.

유럽 각국의 난민대책이 엇갈리는 가운데 ‘난민 쿼터제’를 주장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일 “통일된 유럽 난민 대응정책 도입이 시급하다”며 “(각국이) 서로를 비난하는 대신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 들어온 난민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서 난민 신청을 하도록 규정한 더블린 조약 이행도 독일에서 일시적으로 유보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일반 가정이 난민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난민환영(Refugees Welcome)’에 독일인 780명 이상이 가입했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유럽#난민해결#메르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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