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사인훔치기 항의…김기태 감독 전술이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3일 05시 45분


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청주구장을 둘러싼 ‘5위 라이벌’ KIA와 한화의 첨예한 신경전이 2일에도 지속됐다. KIA 김기태(사진) 감독은 이날 4-2로 앞선 4회말 2사 1·2루 수비 한화 이용규 타석 때, 돌연 이기중 주심을 포함한 심판진을 3루 원정팀 덕아웃으로 불러 항의를 했다.

전혀 의외의 타이밍이라 항의 내용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는데, 확인 결과 ‘청주구장 덕아웃에 설치된 모니터 3개 중 1개가 조작에 의해 상대팀 덕아웃을 촬영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즉, 사인 훔치기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원래 이 모니터들 중 2개는 불펜을 비추고, 1개는 덕아웃에서 사각지대인 외야 코너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청주구장의 구조상 3루 원정팀 덕아웃은 좌익선상, 1루 홈팀 덕아웃은 우익선상을 덕아웃에서 보기 힘든 까닭에 모니터를 설치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모니터가 조이스틱 조작에 따라 상대팀 덕아웃을 볼 수도 있게 설치돼 있다는 것을 KIA가 뒤늦게 파악한 것이다.

김 감독은 심판진에게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모니터를 끄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화 김성근 감독도 즉각 덕아웃에서 나와 이기중 주심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한화 벤치는 KIA 덕아웃을 훔쳐본 적이 없다”는 요지의 반론을 했다.

결국 심판진은 의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양쪽 덕아웃에 있는 문제의 모니터를 끄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이 항의로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수세에 몰려있던 KIA 선발 양현종은 한숨을 돌린 뒤 이용규를 10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고비를 넘겼다.

청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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