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쥐 잡아 먹었냐고? 아니, 가을이잖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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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 3인의 ‘레드’ 립스틱 비교체험

나스는 가을을 맞아 ‘가을 컬러 컬렉션’을 선보였다. ‘립스틱 VIP 레드’를 포함해 가을에 어울리는 대담하고 도발적인 색상의 립스틱 40종을 출시했다. 나스 제공
나스는 가을을 맞아 ‘가을 컬러 컬렉션’을 선보였다. ‘립스틱 VIP 레드’를 포함해 가을에 어울리는 대담하고 도발적인 색상의 립스틱 40종을 출시했다. 나스 제공


아이유가 노래했다. “입술은 피빨강” 그렇다. 단풍을 닮은 레드 립스틱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맑은 얼굴에 레드 립스틱 하나만 발라도 화사해 보이고 싶은 게 로망. 혹여 ‘쥐 잡아 먹었냐’ 소리 듣기가 두려워 도전해 보지 못했다면 가을을 핑계로 과감해지길. 동아일보 소비자경제부 여기자 3인이 끌레드뽀 보떼, 나스, 어반 디케이, 클리오의 가을 겨냥 ‘레드’ 립스틱 4종을 비교 체험해 봤다.



이 제품 써봤어요

끌레드뽀 보테의 ‘루즈 에끌라 꽁포르 236’은 디저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10가지 색상 중 빨강, 나스의 ‘립스틱 VIP 레드’는 짙은 벽돌색의 립스틱이다. 어반 디케이 ‘쉬어 레볼루션 립스틱 쉬어 셰임’은 자줏빛이 나는 빨강, 클리오 ‘스테이 샤인 립 시럽 스틱 위시풀 레드’는 짙은 분홍빛이 도는 빨간 립스틱이다. 두 제품 모두 촉촉한 발색을 내세우고 있었다.

평소 선호하는 립 제품 스타일

▽김선미 차장=요즘 유행하는 틴트엔 왠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거울 보면서 절도 있게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을 선호한다. 립스틱이 주는 경건함과 우아함이 좋다. 단, 뻑뻑한 질감은 사절. 오랫동안 입술에 촉촉함을 주되, 발색이 뚜렷한 제품을 선호한다. 눈화장을 할 때엔 누드 베이지색과 옅은 핑크색, 눈화장을 생략할 땐 보라색과 빨간색을 고른다.

▽최고야 기자=지속력이 높은 강렬한 색상의 틴트를 선호한다. 립스틱은 잘 지워지는 특성 때문에 애용하지 않는 편이다. 형광 빛이 도는 강렬한 핫핑크나 오렌지색을 즐겨 바른다. 입술이 건조해 한여름에도 유분 넘치는 립밤은 필수품이다. 밝은 색상을 선호해 평소 어두운 색상이나 누드 톤의 립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손가인 기자=무조건 레드다. 빨강을 제외한 어떤 색도 어울리지 않아 핫핑크가 유행할 때에도 한 번 발라보지 못했다. 밝은 빨강보다는 어둡고 한 톤 죽은 색이 좋다. 입술은 건조한 편이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이 싫어서 최대한 매트해 ‘보이는’ 제품을 선호한다. 더 나은 레드 립스틱을 찾아 헤매는 중.



여기자 3인의 평가

▽김선미=2년 전 미국배우 어맨다 사이프리드가 한국을 찾아왔을 때 그녀가 바른 빨간색 립스틱이 어찌나 예쁘던지. 끌레드뽀 보떼 립스틱이었다. 뭐에 홀린 듯 당시 서울 청담동 갤러리아 백화점 매장을 찾아가봤더니 허걱, 립스틱 하나가 무려 7만 원대였다. 테스트만 해보고 발길을 되돌렸는데, 그때의 촉촉함은 한동안 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제품도 그랬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색상도 하얀 피부빛이 강조되도록 여성스러운 빨강이다.

나스 제품은 내게는 ‘늘 보기엔 좋은데 정작 써보면 맞지 않는’ 안타까운 궁합이다. 특히 이번 제품은 뻑뻑하기로 치면 최강 마왕. 짙은 벽돌색이어서 40대인 내가 바르기엔 나이 들어 보인다. 1990년대 배우 김혜수가 발랐던 짙은 와인색 립스틱도 생각난다. 나스 제품을 바른 날 색과 질감이 당혹스러워서 손가락으로 두들겨 일부러 색을 번지게 했다.

어반 디케이 제품은 바르기 전에는 짙은 와인색이 부담스러웠으나 정작 발라보니 보랏빛에 가까웠다. 이 제품을 만나기 전까진 마음에 드는 보라색 립스틱이 시중에 별로 없어 입생로랑 제품을 사용했었다. 촉감도 지속력도 만족스러웠다.

클리오 제품은 가격 대비 성능 최고다. 당신이 만약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날, 갑자기 애인을 만나야 한다면 무조건 ‘올리브영’으로 달려가 1만8000원짜리 클리오 ‘위시풀 레드’ 립스틱을 구입하시길. 이 립스틱 하나만으로 키스를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색상과 질감도 두루 편하다. 여행, 출장길에서 화장하기 귀찮을 때에도 만병통치약이 될 듯.

▽최고야=이름을 한 번에 외우기조차 생소한 끌레드뽀 보떼 제품은 처음 써봤다. 작은 용량에 비해 7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겉보기에는 어느 화장품 브랜드에나 있는 ‘뻔한 레드’ 색상처럼 보였지만, 틴트와 립스틱 글로스의 장점을 합쳐놓은 듯 묘한 발색이 매력적이었다. 립밤을 바르지 않아도 충분히 촉촉하다.

뻑뻑한 발림이 단점이긴 하지만 10점 만점을 줄 수 있는 나스 제품은 색감이 놀랄 만큼 곱다. 일명 ‘벽돌 빨강’ 색상이 주는 도도하고 지적이면서 도발적인 느낌이랄까. 원래 짙은 계열 립스틱은 선호하지 않지만 이 제품 덕에 취향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너무 어둡지도, 가볍지도 않은 훌륭한 채도를 잡아 낸 나스에 박수를.

최근 국내에 공식 론칭한 어반디케이 제품 역시 처음 사용해봤다. 레드와인을 입술에 머금은 듯한 발색이 매력적이다. 촉촉하면서도 지속력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약간 보랏빛이 도는 묘한 밝은 색감이 인상적. 짙은 가을 메이크업이 부담스러운 이들도 쉽게 시도해볼 만하다.

클리오 제품은 가을 메이크업보다는 평상시 생기 있는 입술을 원할 때 톡톡 두드려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무난해서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면, 눈에 띄는 특징이 없다는 게 단점이 될 듯하다. 가을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좀 더 짙은 계열의 립스틱을 추천한다.

▽손가인=끌레드뽀 보떼는 단점이 거의 없었다. 아, 흠이 있다면 적은 용량에 비해 부담스러운 가격. 가을철 데일리 립스틱으로 매일 사용하다 보면 금세 다 써버릴 것 같은 양인데 비싸다. 하지만 붉고 반짝이는 정석 빨강의 색감이 예쁘다. ‘앵두 같은 입술’을 연출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길쭉한 막대형이라 바르기가 쉬웠고 촉촉한 느낌도 만족스러웠다. 립스틱이라기보다는 립글로스를 바르는 느낌이랄까. 묽은 립 제품은 금세 지워지기 쉽지만 지속력도 나쁘지 않았다. 심지어 향기도 좋다니.

세상 어디에도 없는 묘한 빨강을 찾는다면 나스 제품을 권하고 싶다. 어두우면서도 칙칙하지 않은 붉은색은 한 번 살짝 발라도 가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만큼 고혹적이다. 하나만 발라도 얼굴이 화사해 한 듯 안 한 듯한 투명 메이크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그러나 발림이 뻣뻣해 입술이 건조한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을 것 같다. 처음 바를 때는 괜찮지만 덧바를수록 매트한 느낌이 더해진다.

어반 디케이를 처음 발랐을 때는 제품 자체가 투명한 글로스 같아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두세 번만 덧발라도 색이 금세 강렬해지고 입술 보호제를 바른 것처럼 촉촉해진다. 빨강이라기보다는 자줏빛이 돌아서 기초화장을 잘 하지 않는 기자는 자칫 얼굴빛이 어두워 보일까 염려스러웠지만 화사한 분홍이 어울리는 사람이라면 잘 어울릴 것 같다.

클리오 립스틱을 바르면 마치 체리를 먹는 것 같은 향이 난다. 가격도 합리적이라 손 가는 대로 쓸 수 있는 데일리 립스틱으로 좋다. 이 무난함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레드보다는 꽃분홍색에 가까운 발색도 가을보다는 다른 계절에 잘 맞을 듯했다. 다른 제품에 비해 계절감은 떨어졌지만 부드러운 발림은 건조한 가을에 적합하다.

정리=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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