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도 주민 2000여명이 세종시로 간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인제 등 오지 균형발전 서둘러라”… 정부청사 총리실 앞에서 집회
동서고속화철도 조기착공 촉구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을 바라는 강원도민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동서고속화철도 예정 구간인 속초 화천 양구 인제 주민 2000여 명은 1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기 착공을 강력히 촉구했다. 4개 시군 번영회장 및 사회단체협의회장들은 이날 ‘국무총리께 드리는 공동건의문’과 ‘10만인 주민 서명부’를 전달했다. 또 주민 대표 9명이 결연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삭발을 했다.

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전국에서 가장 낙후되고 소외된 설악권과 접경 지역에 대한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설악권 주요 도로의 만성적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동서고속화철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예비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동서고속화철도 기본 계획이 올 하반기 내에 착수되고 나아가 조기 착공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동서고속화철도는 북한 중국 러시아 유럽을 잇는 대륙의 철도망과 연결해 물류와 자원시장 확대 등 유라시아 경제권을 선점할 수 있는 최적의 수송 루트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춘천∼속초 93.95km를 잇는 것으로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됐지만 경제성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이 미뤄져 왔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기존 서울∼춘천 철도와 연결돼 서울∼춘천∼속초를 90분 이내에 운행할 수 있어 인천공항을 통한 국내외 관광객의 동해안 유치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7월 28일에도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조기 착공을 촉구하기도 했다. 윤광훈 속초시 번영회장은 “지역주민들 사이에 정부에 대한 불신 분위기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300만 강원도민을 업신여기는 행태를 완전히 불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확정됨에 따라 이 일대 관광 수요(2018년 기준 53만 명)가 대폭 증가함으로써 현재 진행 중인 춘천∼속초 고속화철도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색 케이블카 관광수요가 반영되면 국토교통부의 대안 노선 활성화 용역에서 도출된 비용 대 편익(B/C) 0.97을 상회하는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금번 예비 타당성 조사의 통과 여부가 설악권 및 접경지역 발전 여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마지막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정부 설득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문순 강원지사와 김시성 도의회 의장, 김기선 강원도국회의원협의회장 등 도 출신 국회의원, 춘천 속초 화천 양구 인제 5개 시군 시장 군수 및 의회 의장 등은 3일 국회에서 동서고속화철도 추진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