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Why]‘신서유기’ 나PD는 왜 인터넷을 택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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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풀고 만든 예능’ 속에 숨은 전략

[Q] ‘1박2일’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손대는 예능프로마다 흥행시킨 나영석 PD가 ‘신서유기’라는 새로운 예능을 선보인다고 하던데…. TV 대신 인터넷으로만 볼 수 있는 거 정말 맞아요? 나 PD는 대체 왜 이런 모험을 한 거죠.

추억 속 ‘1박2일’ 원년 멤버들을 데려다 인터넷 ‘온리(only)’ 예능이라니. 나 PD의 쉬어가는 코너일까요. 아니면 제작사인 CJ E&M과 유통사인 네이버의 일회성 이벤트일까요. ‘신서유기’는 4일 오전 10시부터 네이버의 동영상 서비스인 TV캐스트를 통해서만 방영합니다. 그것도 10분 내외로 동영상을 쪼개고 TV를 통해 재방송할 계획도 없습니다.

이 프로의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예고편을 봤어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병맛’이라고 할까요. 치킨 브랜드 이름 대기 게임을 하고 회식을 벌이며 멤버들이 술에 취하기도 하죠. 나 PD는 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허리띠 한 칸 풀고 만든 예능”이라며 “예능의 깊이는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CJ E&M은 ‘전 연령대 시청 가능’이라고 자체 등급을 매겼지만 이 프로를 유통시키는 네이버는 방송사업자가 아니어서 방송법상 심의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생각 없이 만들었다는 예능치곤 ‘신서유기’에는 여러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일단 금요일 오전 10시라는 콘텐츠 공개 시간인데요, 금요일 하루 종일 화제가 되다가 이것이 주말로 이어지며 클릭수를 가장 많이 일으킬 수 있는 시간대라는 거죠. 방송가에서는 이번 모험이 CJ E&M이 최근 추진해온 디지털 콘텐츠 육성 전략에 대한 나 PD의 화답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중국을 촬영 장소로 고르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QQ와 콘텐츠 독점공급 계약을 맺은 것도 ‘런닝맨’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 등 중국에서 불고 있는 예능 한류를 기대하고 있는 듯합니다.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가 심한 방송 콘텐츠와 달리 인터넷 콘텐츠는 아직 중국 정부의 규제 손길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인터넷을 택한 큰 이유로 보입니다.

한편 불법 도박을 했다가 형사 처벌을 받은 뒤 자숙 중인 이수근을 섭외했다니 ‘신서유기’가 그의 복귀를 돕기 위한 면죄부의 성격도 있다는 의구심도 듭니다. TV로 복귀하면 아무래도 시청자의 비난을 많이 살 가능성이 높지만 인터넷은 덜하겠지요. 또 예전만큼 인기를 누리지 못한 강호동에게도 나 PD는 부활의 기회를 주려는 듯 보이네요. 강호동의 말처럼 “망하면 조용히 잊혀질 거고”, 화제가 되면 이들의 주가는 다시 오를 겁니다. 화제의 척도가 시청률이 아닌 조회수여서 이들의 부담이 좀 줄어들겠죠.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신서유기#나영석#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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