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귀포 관광마케팅, 창원-김해-함안 매립지 활용 ‘윈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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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삶의 질 만족도 조사]<下>지역행복생활권 시너지 효과
지역발전위-동아일보 미래전략硏 공동 기획

주민 삶의 질 만족도를 전국 63개 ‘지역행복생활권’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지방의 시군들이 상위권에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강원, 경남, 충남·북, 경북, 전남 등 전국의 주요 생활권들이 상위권에 분포하면서 수도권 지역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구도였다.

지역행복생활권의 4개 유형별 삶의 질 만족도는 △수도권시범생활권 △중추도시권 △농어촌생활권 △도농연계권 순으로 조사됐다. 도시와 농촌이 결합한 지역이 농어촌끼리 연계된 생활권보다 만족도가 높을 것이란 일반의 예상과는 차이가 있는 결과로, 이질적 결합보다 동질성이 강한 지역의 연계가 삶의 질 만족도를 더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 눈에 띄는 지역행복생활권

최상위권의 수도권 지역행복생활권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지방의 시군들은 주민들의 실생활과 밀착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도농연계권으로 구성된 제주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63개 지역행복생활권 중 3위에 오르면서 만족도가 전국 최상위권이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만든 브랜드인 ‘지오’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지오푸드)과 농장(지오팜)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주민들이 하기 힘든 브랜드 홍보를 도와주고,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공동행사인 ‘지오 페스티벌’도 주민들에게 인기다.

도농연계권에서 2위를 차지한 경북 경산시, 영천시, 청도군은 ‘숲 속의 청정식품 상품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산시와 영천시, 청도군에서 각각 소규모로 분산 재배되는 고사리, 표고버섯, 오갈피 등 청정식품을 공동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프로젝트다. 경남 창원시, 김해시, 함안군이 구성한 생활권은 중추도시권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전국 5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창원시의 교육환경이 생활권 전체의 만족도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으로도 인접한 세 도시는 현재 폐기물 매립지를 공동으로 활용한 다양한 연계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손 돕고 소득도 올리고 경남 거창군, 함양군, 산청군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력지원센터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딸기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거창군 제공
일손 돕고 소득도 올리고 경남 거창군, 함양군, 산청군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인력지원센터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딸기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거창군 제공
경남 거창군, 함양군, 산청군이 구성한 생활권도 63개 생활권 중 8위로 삶의 질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이 세 곳은 일손 공급을 위한 공동사업으로 농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거창군과 함양군, 산청군의 앞 글자를 딴 ‘거함산 농산업 인력지원센터’는 농번기에 인력을 효과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농촌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63개 생활권 중 5위인 강원 원주시와 횡성군은 현재 구축하는 광역버스정보시스템(BIS)이 완성되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 진천군, 증평군, 괴산군은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한 합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증평 군립도서관을 평생학습 거점센터로 운영해 주변 지자체 주민들에게도 책을 빌려주고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농어촌생활권인 전북 무주군, 장수군, 진안군은 전체 26위에 오르며 좋은 성적을 얻었다. 진안군과 장수군은 오지마을에 사는 주민에게도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양쪽의 상수도망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말장터로 상가 활성화 경기 과천시는 정부부처 이전 이후 침체된 지역상가 활성화를 위해 주말문화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과천시 제공
주말장터로 상가 활성화 경기 과천시는 정부부처 이전 이후 침체된 지역상가 활성화를 위해 주말문화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과천시 제공
○ 인프라 좋은 수도권 생활권 강세

시군구별 조사에 이어 지역행복생활권별 만족도 조사에서도 재정 기반이 탄탄하고 인프라가 좋은 수도권 도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군구별 조사에서 만족도가 높은 지역끼리 묶인 생활권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수도권시범생활권은 8곳 가운데 5곳이 전체 10위 안에 들었다.

시군구별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경기 과천시는 생활권별 조사에서도 안양시(시군구별 만족도 32위)와 함께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과천시는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비롯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 안양시는 택시를 타고 KTX 광명역을 가는 도중에 물어야 했던 할증료를 폐지하는 등 적극적인 교통정책을 펴면서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송우경 지역발전위원회 정책연구팀장은 “주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를 조사하면서 인접 생활권 단위별로 만족도를 측정한 것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라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시군구뿐 아니라 지역행복생활권별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지역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지역행복생활권 ::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의 생활 편의를 증진하고 생활권이 비슷한 지역의 공동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현 정부 출범 이후 자발적으로 구성한 권역. 전국에 63개 생활권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기존 시군구 읍면동 행정구역이 아닌 생활권을 토대로 주민 생활과 밀접한 교육, 문화, 복지, 환경 등 정책사업을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역행복생활권은 크게 수도권시범생활권, 도농연계권, 중추도시권, 농어촌생활권 등 4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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