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어묵 맛있지예, 세계로 갑니데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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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 전략 성공… 수도권 백화점 진출 이어 中-미얀마 공략

1일 오후 4시경 경기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부산어묵을 맛보려는 시민 2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부터 20대 연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매장을 찾았다. 성남=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일 오후 4시경 경기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부산어묵을 맛보려는 시민 2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부터 20대 연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매장을 찾았다. 성남=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일 오후 4시경 경기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삼진어묵 앞. 평일 오후인데도 ‘부산어묵’을 사기 위해 2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은 유학생 김준희 씨(28)는 “계산하는 데만 15분 기다린 것 같다”며 “KTX 역에서 먹은 부산어묵 맛이 생각나 들렀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고 했다. 8월 21일 문을 연 이 매장의 하루 매출은 15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에서는 각종 야채를 섞어 낙엽 모양으로 만든 ‘특낙엽’, 반죽에 가지를 섞은 ‘가지속으로’, 떡을 감싼 ‘몽떡말이’처럼 개성 넘치는 어묵 50여 종이 손님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어묵의 대명사로 불리는 ‘부산어묵’이 발상지인 부산을 넘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속속 발을 내디디며 ‘어묵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산어묵의 열풍은 삼진어묵과 고래사어묵이 이끌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2년간 가공시설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면서 매출액과 종업원 수가 100% 늘어났다. 두 업체는 생선살 함유량을 제품에 따라 75∼90%로 유지하고, 값싼 잡어 대신 명태를 주로 사용하는 등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삼진어묵의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동래점 매장은 각각 식품관 내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고객의 긴 줄로 유명한 부산역 매장은 올해 초 전국 코레일 역사의 950여 개 매장 중 매출 1위에 올라섰다. 하루 매출이 5000만 원에 이른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 52년간 명성을 떨친 고래사어묵은 올 2월 해운대에 직영 매장을 열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무(無)방부제를 고집하고 있는 고래사어묵은 밀가루 대신 감자 전분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어묵 면과 어묵 구이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고래사어묵은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1주일 동안 팝업스토어(단기 운영 상점)를 개장해 2억5000만 원의 ‘깜짝 매출’을 기록했다.

삼진어묵은 중국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리와 입맛이 비슷해 시장 공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 이달 중 상하이 홈쇼핑업체인 동방CJ와 상품품평회를 열고 올해 안에 제품 판매에 나선다.

고래사어묵은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미 1호점이 성공리에 운영 중인 미얀마에는 이달 중 2호점을 연다. 고래사어묵 김형광 대표는 “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 장차 ‘피시 케이크’(생선으로 만든 케이크)로 불릴 수 있는 어묵 식품을 만들어 부산어묵의 세계화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성남=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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