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박경수의 새 과제, “상대배터리 견제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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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9월 2일 05시 45분


KT 박경수. 스포츠동아DB
KT 박경수. 스포츠동아DB
2003년 프로에 데뷔한 kt 박경수(31·사진)는 지난해까지 단 한번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시즌이 없었다. 시즌 최다 홈런은 2008∼2009년 2년 연속 기록한 8개였다. 그러나 올 시즌 8월까지 115경기에서 이미 21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장타율(0.543)과 출루율(0.418)을 더한 OPS는 0.951로 정상급이다. 타자의 체력과 기술적 완성도가 더해진 진정한 전성기는 30대 초반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놀라운 변화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올 시즌 144경기를 치르지만, 128경기 시즌이었어도 20개 넘게 홈런을 친 것이다. 대단하다. 원래 갖고 있었던 재능도 있지만, kt에서 훈련을 열심히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경수는 “훈련량도 도움이 됐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조언대로 타격 포인트를 좀더 뒤에 두면서 장타력이 확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미 시즌 전 박경수의 20홈런을 예고했던 kt 조범현 감독은 “올 시즌이 박경수에게 프로선수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조 감독은 꼭 풀어야할 새로운 숙제도 제시했다.

조 감독은 1일 울산 롯데전을 앞두고 “기술적으로도 큰 발전이 보인다. 하지만 최근 박경수를 상대하는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이 달라졌다. 예전과는 달리 장타를 의식하며 거포를 상대하는 승부를 많이 한다. 그만큼 홈런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경수가 이런 부분을 극복해야 꾸준히 내년, 그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과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6개월 전 아무도 믿지 않았던 자신의 20홈런 예언을 현실화시킨 새로운 애제자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조언이다.

울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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