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스포츠 꽃 농구-배구, 리우 가는 길 ‘미끌미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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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농구, 亞선수권 우승 힘든 형편… 세계예선 가도 티켓 획득 더욱 험난
남자배구, 세계예선 진출 좌절… 여자는 8팀 중 4위만 하면 본선행

겨울 스포츠의 꽃인 한국 농구와 배구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확보가 힘겨워졌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일본에 막혀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여자 농구 대표팀은 중국 우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201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여자선수권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예선 1차전에서 일본에 53-59로 패한 뒤 30일 2차전에서도 중국에 완패(58-74)했다. 이번 대회는 단 1장의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려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인도, 대만 6개 팀이 한 차례씩 붙어 1∼4위 팀이 준결승(1위-4위, 2위-3위)과 결승을 벌인다. 예선 3위가 유력한 한국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일본과 중국의 높은 벽을 상대해야 한다.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강영숙 등 노장들이 한꺼번에 제외된 대표팀은 경기 운영에서 미숙함을 드러냈다. 대표팀 가드 박혜진(우리은행)과 이경은(KDB생명)이 잦은 범실로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주득점원인 김정은(하나외환)과 김단비(신한은행)는 슛 성공률이 떨어졌다.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리더의 부재가 아쉽다”고 말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는 남자 농구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23일 중국 후난 성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남자 농구 대표팀은 올림픽 티켓이 걸린 이 대회의 전초전으로 출전한 대만 존스컵 1차전에서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결승에서 이긴 이란에 49-77로 대패했다. 221cm의 하승진(KCC)이 출전했지만 높이와 조직력에서 완전히 밀렸다. 대표팀은 아시아경기 금메달 주역인 오세근, 양희종(이상 KGC)과 윤호영(동부)이 부상으로 빠졌다. 주포인 조성민(kt)도 발목 부상으로 제대로 뛸 수 없는 상태다. 단 1장의 올림픽 티켓을 놓고 높이와 힘을 갖춘 중국과 이란,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귀화 선수인 블라체가 가세할 것으로 보이는 필리핀과 경쟁해야 하는데 현재 전력으로는 벅찬 게 사실이다.

남녀 농구 모두 이번 ABC에서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올림픽 진출 기회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ABC에서 2, 3위를 하면 대륙별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국가들이 모여 벌이는 올림픽 최종 예선 진출권을 얻는다. 하지만 내년 2, 3월경 열릴 예정인 최종 예선에는 유럽과 남미 등의 농구 강국이 대거 출전하기 때문에 올림픽 티켓을 따기는 더욱 어렵다.

배구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 남자는 이미 탈락이 확정됐다. 그나마 여자는 다소 희망적이다.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한번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남자 배구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7위에 그치며 내년 5월 열릴 예정인 세계 예선 진출이 좌절됐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랭킹에 따라 세계 예선 진출 자격을 부여한다. 아시아 쿼터는 3장. 한국은 현재 15위로 이란(11위)과 호주(13위)에 이어 아시아 3위지만 아시아선수권 성적을 반영하면 현재 19위인 중국에 밀리게 된다. 중국은 아시아선수권 3위를 차지했다.

런던 올림픽 4강에 오른 여자 대표팀은 세계 예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아시아에서는 3개국이 출전 자격이 있는 데 일본(5위)이 세계 예선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하기 때문에 중국(3위), 한국(10위), 태국(12위)이 출전해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다투게 된다. 세계 예선에는 아시아 4개국을 포함해 대륙별 선수권 대회 2위 팀(또는 2, 3위 팀) 등 총 8개국이 참가하며 이 중 4개국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다.

유재영 elegant@donga.com·황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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