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보고 또 보고’ 시청률 56% 돌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1일 07시 05분


■ 1998년 9월 1일

다양한 방송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긴 하지만 시청률 상위권은 단연 드라마 차지다. 가장 최근인 8월24일부터 30일까지 주간 시청률(닐슨코리아) 10위권에도 무려 7편의 드라마가 순위를 꿰찼다. 그 1위는 KBS 1TV 일일극 ‘가족을 지켜라’. KBS 1TV 일일극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오랜 시간, ‘전통적’으로 시청률 순위를 장악하며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이 같은 인기 행진에 큰 걸림돌이 나타났다. MBC 일일극 ‘보고 또 보고’(사진)다. 1998년 오늘, ‘보고 또 보고’가 56.1%로 일일극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해 3월2일 첫 방송한 드라마는 이후 10월2일 57.3%의 시청률로 또 한 번 기록을 다시 썼다.

‘보고 또 보고’는 김지수와 정보석, 허준호와 윤해영을 주연으로 이순재, 김민자, 김창숙, 정욱, 장용, 사미자, 김자옥, 박원숙, 박용하 등 각 세대 연기자들이 총출동한 드라마. 1999년 4월2일 273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기까지 평균 시청률 44.6%로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방송 초기 KBS 1TV 일일극 ‘살다보면’을 제치며 5년 만에 MBC 일일극의 부활을 알렸다. 1993년 ‘당신이 그리워질 때’ ‘바람은 불어도’ ‘사랑할 때까지’ ‘정 때문에’로 이어진 KBS 1TV 일일극의 체면은 구겨졌다. 이로 인해 6월에는 메인뉴스인 KBS 1TV ‘9시뉴스’가 MBC ‘뉴스데스크’에게 4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보고 또 보고’는 ‘막장의 대명사’로 불리는 임성한 작가의 출세작으로 더욱 유명하다. 1998년 9월5자 동아일보는 임 작가와 인터뷰를 통해 1997년 MBC ‘베스트극장’ 등 4편의 단막극을 집필한 그가 “7년간 초등학교 컴퓨터 관련 강사로 일했고, 경기 안양시 평촌에 살며 200자 원고지 300장 분량의 일주일치 원고를 이메일로 보낸다”고 썼다. 또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온통 집필에만 몰두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열정이 빚어낸 드라마는 그러나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두 집안의 형제와 자매가 각각 사랑의 연을 맺어 ‘겹사돈’을 이뤄가는 내용을 다뤘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구 남동생과 엮어가는 사랑의 이야기도 억지스럽고 극단적인 설정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결국 1998년 말 방송담당 기자들이 뽑은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며 ‘욕 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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