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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토이로 부활한 설화… 문화-사람 잇는 ‘실리콘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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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토이로 부활한 설화… 문화-사람 잇는 ‘실리콘비치’

서동일기자 입력 2015-08-17 03:00수정 2015-08-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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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노믹스 ‘마지막 골든타임’ 2부]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6>다음카카오 제주혁신센터
11일 다음카카오와 제주도가 함께 운영하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3층 창조공방. 문을 열자 캐릭터 ‘꾸무’가 웃는 얼굴로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았다. 꾸무는 제주에서 태어나 천상세계에서 자랐고, 제주를 향한 애정과 호기심이 넘치는 가상의 캐릭터다. 제주 신화를 바탕으로 문화콘텐츠 상품을 생산하는 스타트업 ‘두잉’의 작품이다.

제주혁신센터에서 만난 김남수 두잉 주임은 “흔히 제주에는 돌하르방, 해녀만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주는 1만8000여 개의 신화와 설화가 남아있는 독특한 섬”이라며 “이런 이야기들이 사라지지 않게끔 기록하고, 문화콘텐츠 상품으로 개발해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두잉의 사업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꾸무의 머리에는 ‘뒷솔할망 신돌’이 얹혀 있었다. 제주 뒷솔할망은 뛰어난 의술과 인품으로 제주지역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던 실존 인물이다. 제주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친 뒷솔할망 이야기는 지금까지 입으로 전해 내려오다 두잉의 손에서 다시 태어났다. 제주혁신센터는 두잉의 상품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3차원(3D) 프린터 등 기술 및 공간을 지원할 뿐 아니라 판매처도 다양화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제주 제주시 중앙로 제주벤처마루 3, 4층에 위치한 다음카카오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이다. 사람, 문화,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너지를 내겠다는 뜻이다. 자유롭게 출입해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는 제주혁신센터 3층 ‘창조카페’에서 방문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다음카카오 제공
○ 제주혁신센터의 키워드는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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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시 중앙로 제주벤처마루 3, 4층에 위치한 제주혁신센터의 키워드는 ‘연결’이다. 인적 자원 부족, 섬이란 특성에서 비롯한 외부와의 단절 등 제주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화와 사람, 공간의 요소요소를 연결하는 다양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혁신센터는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비치’ ‘인도네시아 발리 후붓’ 등 관광이 발달한 휴양지에 ‘일’이 결합돼 창의적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는 해외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제 막 제주도를 한국 창조경제의 섬으로 만들 채비를 마쳤다.

두잉의 사례에서 보듯 제주혁신센터는 제주지역의 고유한 문화 원형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문화콘텐츠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토리 작가와 디자이너 등이 협업해 융합 상품을 개발하는 ‘아트토이’ 산업을 제주혁신센터가 이끌겠다는 것이다.

다음카카오 측은 “아트토이 산업은 이미 미국 14조 원, 일본 6조 원 등 큰 시장을 갖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성장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며 “제주지역의 고유한 이야기를 활용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을 제작해 온라인으로 판매를 하는 등 다양한 상품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3년에 개관해 국내외에서 600여 회의 기획전시를 연 가나아트센터도 곧 제주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제주에 터를 잡은 크고 작은 스타트업 및 사업자들이 가나아트센터의 마케팅 및 브랜드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투자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책이 아닌 사람을 모아놓은 ‘사람 도서관’

제주혁신센터는 문화뿐 아니라 사람도 연결한다. 개개인의 삶은 지혜와 경험으로 차 있는 한 권의 책과 같고, 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공간만 주어진다면 다양한 시너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음카카오 측은 “지금 제주에는 각기 다른 경험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짧은 일정으로 머물다 떠나고 있는데 이들에게 조금 더 의미 있는 공간과 시간, 환경을 제공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시너지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제주혁신센터의 공간도 사람 사이의 연결이란 취지를 바탕에 두고 설계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출입하며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창조카페’, 앱 개발 교육 등 열린 강의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교육장’, 문화·정보기술(IT) 플랫폼 및 3D 프린터 등 각종 제작 도구를 지원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창조공방’ 등이 모두 이런 취지가 반영된 공간들이다.

제주혁신센터 전정환 센터장은 “제주에 사무공간을 마련해 이전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상당수지만 스타트업이나 개인으로 이 흐름이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개개인이 제주에 머무는 동안 하나의 커뮤니티 안에서 연결되고, 그들의 다양한 재능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방안들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살고 싶고, 보고 싶은 제주’였지만 이제는 ‘일하고 싶은 제주’로도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제주혁신센터는 인적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교류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음카카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아시아 창업허브 기관과 공동 콘텐츠 개발 및 인재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장기간 체류를 유도하기 위해 제주지역 곳곳의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묶어 제공하고 최대 6개월 동안 숙박비를 80%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제주혁신센터는 지난달에는 스타트업이 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데모데이와 제주 클럽데이를 같은 날 열기도 했다. 전 센터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지만 앞으로 3개월에 한 번씩 데모데이와 클럽데이, IT 강연 등을 하나로 묶은 한국판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미국의 음악, 영화, 멀티미디어 융복합 축제)를 열어 네트워킹 및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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