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없다” vs “내일이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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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야구 철학, 김성근 - 김용희의 5위 전쟁

거창하게 이야기하면 철학과 철학이 충돌하고 있다. 뜨거워지고 있는 프로야구 5위 싸움 얘기다. 올해 마지막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는 감독은 누가 될까. 두 팀은 4위 이상도 노려볼 수 있을까.

프로야구 순위표에서 5위 한화와 6위 SK는 0.5경기 차로 붙어 있다. 지난주 금요일 SK가 6월 8일 이후 처음으로 5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두 팀 감독이 선수단을 이끌어온 방식은 전혀 다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한화 김성근 감독이 ‘내일은 없다’는 식으로 매일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면 SK 김용희 감독은 ‘오늘보다 내일’에 방점을 두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연스레 두 감독의 작전에 대한 비판 내용도 정반대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그렇게 ‘촌놈 마라톤’을 고집하면 금세 고꾸라질 것”이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하는 일이라곤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밖에 없다”는 식으로 조롱받는다.

하지만 비판을 비웃듯이 김성근 감독은 한화를 이끌고 고비를 잘 넘겨왔다. 한화가 최근 20경기에서 12승 8패(승률 0.600)를 기록하자 7월에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론도 쏙 들어갔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유먼(36)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SK 김용희 감독 역시 비축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화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최근 20경기 성적도 11승 1무 8패(승률 0.579)로 한화와 큰 차이가 없다. SK는 LG와의 3 대 3 트레이드로 전력도 보강했다.

두 팀의 승부는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허 위원은 “팬들은 한 경기 한 경기 승부에 일희일비하지만 정규시즌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아직까지도 어느 감독의 방식이 더 옳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반대의 철학을 지닌 두 감독이 순위 대결을 벌이기 때문에 시즌이 끝을 향해 갈수록 더욱 흥미진진한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한화(89경기)보다 세 경기를 적게 치른 SK가 조금 유리한 상태다. 이 세 경기를 모두 이기면 SK가 5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주 두 팀은 차례로 KIA와 맞붙는다. SK가 먼저 광주에서 KIA와 주중 3연전을 치르고 나면 한화가 KIA를 대전으로 불러들여 주말 3연전을 벌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성근#김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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