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외계인” 1억달러 프로젝트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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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 박사-러 출신 억만장자 손잡아… 생명체 탐색-메시지 전달 연구 진행
호킹 “ET는 존재… 이제 답 찾을 때”

우주에는 정말 인간과 교신할 수 있는 외계인(ET)이 존재할까. 어딘가에 있다면 일정한 패턴이 있는 전파를 발신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계적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73)와 러시아 출신의 억만장자가 뜻을 모아 사상 최대 규모의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SETI)’ 계획을 발표했다.

‘돌파구: 청취’로 이름 붙여진 이 프로젝트를 위해 벤처투자가인 유리 밀너 씨(54)는 1억 달러(약 1156억 원)를 지원하기로 하고 20일 영국 런던 왕립학회에서 출범식을 열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이 전했다.

역대 최대인 연구 자금 덕에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는 물론이고 100여 개의 이웃 은하에 있는 약 100만 개의 별에서 지능 있는 생명체의 존재를 조사할 수 있게 됐다. 최신 천체망원경과 신호 분석용 최신 컴퓨터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어 기존보다 10배나 더 넓은 우주를 탐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그린뱅크 망원경,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파크스 망원경 등 2대의 최신 전파 망원경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 있는 릭 광학망원경 등이 쓰일 예정이다.

외계인에게 전달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프로젝트 ‘돌파구: 메시지’도 함께 시작하는데, 1등 제안자에게는 상금 100만 달러를 준다.

호킹 박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무한한 우주에는 틀림없이 다른 지적 생명체가 있다”며 “이것은 가장 중요한 명제이며 이제 이에 대한 답을 찾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밀너 씨는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대에서 입자물리학을 전공하고 1990년 미국으로 이주해 와튼스쿨을 졸업했으며 페이스북의 최대 개인 투자자로도 유명하다. 2012년 돌파구 상(기초물리학 부문)을 만들어 노벨상 상금 120만 달러보다 많은 300만 달러의 상금을 과학자 9명에게 각각 지급하고 있다. 현재 벤처캐피털인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다.

외계인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시도는 과학자 프랭크 드레이크 등이 1960년대에 시작했다. 그러나 연구 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받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 1993년에는 미국 연방의회가 지원을 대폭 줄여 주로 민간 기부에 의존해 왔다. 2001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립자인 폴 앨런이 2500만 달러를 이 분야 연구에 기부하기도 했다. 과학잡지 네이처에 따르면 최근까지 SETI 연구에 투입되는 자금은 전 세계를 통틀어 연간 50만 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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