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주주권익위 만들어 표심 공략 나설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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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긴급 기업설명회 개최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등 검토… “이재용 책임경영 메시지 가능성”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30일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여는 기업설명회(IR)에서 주주권익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 설치 등 대대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음 달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벌어질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표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핵심 카드’를 꺼낸 셈이다.

재계에서는 합병법인 최대주주(16.5%)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29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결정한 뒤 두 회사의 주주가치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 왔다”며 “구체적 내용은 막판 조율 중이지만 30일 IR에서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법인 삼성물산이 마련할 주주 친화 정책으로는 △주주권익위원회 설치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제일모직은 내일 오전 11시 IR가 열리기 전 이런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IR에는 제일모직의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과 김봉영 건설리조트부문 사장이 참석한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도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이달 4일 지분(7.12%) 보유 사실을 공시한 엘리엇과 법정공방을 포함해 치열한 장외싸움을 벌여왔다. 특히 KCC에 삼성물산 자사주 5.76%를 매각하는 강수까지 두면서 우호지분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치밀한 준비작업을 거친 엘리엇의 공세가 만만치 않자 일반 주주들을 설득할 만한 주주 친화 정책을 서둘러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책임경영과 관련한 정책 발표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합병법인을 직접 이끌며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병법인이나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내 직책을 추가로 얻는 등 이 부회장의 신분상 변화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제일모직#삼성물산#주주권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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