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어들기-안전거리 미확보 車는 보험사기단 먹잇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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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보험사기 2008건 분석
‘끼어들기’ 고의사고 33% 가장 많아… 사기범 10명중 8명은 ‘2030 남성’

택시운전사 손모 씨는 운전을 할 때면 손님보다도 먹잇감이 될 만한 운전자를 찾기 바빴다. 법규를 위반하거나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이 타깃이었다. 옆 차로를 달리는 차량이 차로를 바꾸려고 끼어들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려 일부러 들이받았다. 또 뒤에서 바짝 붙어 따라오는 차량이 있으면 급정거해 추돌사고를 일으켰다. 손 씨는 이런 수법으로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30차례에 걸쳐 사고를 낸 뒤 합의금과 미수선수리비 등의 명목으로 총 56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이처럼 고의로 자동차 사고를 내 보험금을 받아내는 자동차보험 사기가 해마다 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 금액은 3008억 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적발 금액 5997억 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적발한 총 2008건의 보험사기 사건을 분석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금감원 분석 결과 차로 변경 차량이나 법규 위반 차량 등을 대상으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방의 과실 비율이 커질수록 보험금도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끼어들기를 하려는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아 보험금을 타낸 경우가 32.6%로 가장 많았다. 또 앞차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차량을 노린 후미추돌 사고(18.6%)와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 등에서 일부러 차량에 부딪히는 보행자 사고(12.7%)가 뒤를 이었다.

사기 혐의자 중에는 20, 30대 남성이 많았다. 전체 426명 중 78.4%가 20, 30대 남성이었다. 또 전체 혐의자의 88.7%가 남성이었다. 2명 이상이 공모해 사기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았다. 지역별로는 교통량이 많은 수도권, 광역시에서 보험사기가 많이 발생했다.

이준호 금감원 보험조사국장은 “보험사기범들은 보험금을 많이 타내려고 과실 비율이 높은 법규 위반 차량을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무엇보다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한다”며 “보험사기라는 의심이 들면 금감원 보험범죄신고센터(1332)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보험사기#끼어들기#고의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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