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수도 락까는 공포의 도시… 공개처형 일상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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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한 20대, 英언론에 증언… 서방언론인 잡는 비밀조직도 운영

“락까는 공포와 배신이 지배하는 도시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도 락까에서 지내다 터키로 탈출한 20대 청년 하산은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IS 점령지의 현실을 이렇게 털어놨다. 29일 국가 출범 1주년이 되는 IS의 수도 락까는 여러 홍보 영상에서 선전했던 ‘자유로운 해방구’와는 전혀 달랐다는 것이다.

하산은 2013년 8월 친구와 함께 적신월사(이슬람 지역의 적십자사)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구급차를 몰았다. 당시 하산은 IS 대원들이 적신월사의 옷을 입고 다른 반군을 학살하고, 차량 폭탄 테러를 벌이는 것을 목격했다.

시리아에서 세속적인 도시로 꼽혔던 락까는 IS에 점령된 이후 점차 극단적 이슬람 교리가 주민들을 지배하는 곳이 됐다. 모든 여성은 니깝(얼굴을 가리는 베일)과 부르카(전신을 가리는 옷)를 착용해야 했고, 남성의 허락 없이는 집을 나서지 못했다. 아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가르치는 캠프로 보내졌고, 자폭 테러에 사용하는 폭탄 제조법을 배웠다.

하산은 공개 처형과 참수가 락까의 일상처럼 됐다고 말했다. IS는 처형된 사람의 시신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광장에 쌓아 뒀다. 또 잠입한 서방 언론인과 구호대원을 잡는 비밀 조직도 운영했다. 하산은 “동생이 IS의 세뇌 캠프에 다녀온 뒤 충격을 받았고, 그 직후 탈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IS가 안정을 찾은 이후에는 서구 국가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통제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서구 국가를 공격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유덕영 firedy@donga.com·최창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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