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후지TV, 한국 여고생 인터뷰 자막 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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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양… 외국인 방문 많아” → “日싫어… 한국을 괴롭혀”
일본인들 “날조 멈춰라” 캠페인

일본 후지TV 화면 캡처
일본 후지TV 화면 캡처
일본의 민영 방송인 후지TV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6월 22일)을 맞아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인터뷰에 응한 한국 여고생이 “일본이 싫다”고 말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보도(사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후지TV는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 계열 방송사다.

28일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후지TV는 이달 5일 방영된 ‘이케가미 아키라 긴급 스페셜,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모르는 한국의 수수께끼’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 여고생의 발언을 소개했다.

길거리 인터뷰에 응한 이 여고생은 “(일본의) 문화가 매우 많다. 그리고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화면 위 자막에는 “(일본이) 싫어요. 한국을 괴롭히지 않았나요”라고 전혀 다르게 말한 것으로 표시됐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도 한국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 자막 처리가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의 유명 시사해설가인 이케가미 아키라(池上彰) 씨는 한국의 독립 과정과 관련해 “선반에서 떡이 떨어지듯 (노력 없이 저절로) 국가가 만들어졌다”는 등의 말을 했다. 두 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 이유 △왜 한국은 일본을 그렇게 싫어하나 등의 주제를 다뤘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일본인 중 일부는 ‘엉터리 자막 처리’를 다룬 허핑턴포스트 기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 나르면서 후지TV를 비판하고 있다. 또 ‘더이상의 날조는 멈추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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