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후배들이 만들어준 올스타전 박찬호 은퇴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29일 05시 45분


코멘트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61번)가 지난해 올스타전 때 열린 은퇴식에서 현역 후배 선수들로부터 고별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61번)가 지난해 올스타전 때 열린 은퇴식에서 현역 후배 선수들로부터 고별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스케줄 맞지 않아 번번이 은퇴식 무산
선수협회, 직접 은퇴식 추진…큰 감동


1년 전 올스타전에선 무척 뜻 깊은 고별의식이 치러졌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1)가 한국프로야구의 별들이 모두 모인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이례적인 은퇴식을 했다. 이 은퇴식은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의 후배 선수들이 직접 추진하고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더 뜻 깊었다.

박찬호는 2012시즌을 마지막으로 미국∼일본∼한국을 아우르는 현역선수 생활을 정리했지만, 고향팀 한화와 박찬호의 스케줄이 잘 맞지 않아 번번이 은퇴식이 무산되는 아쉬움을 겪었다. 결국 각 팀 주장을 중심으로 한 현역 후배들이 “한국야구의 영웅을 은퇴식도 없이 보낼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KBO에 “올스타전에서 박찬호의 은퇴식을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KBO도 선수협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최대한 올스타전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뜻 깊은 고별행사들을 준비했다. 올스타전 장소(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홈팀인 KIA와 박찬호의 마지막 소속팀 한화도 적극 협조했다.

박찬호는 전광판을 통해 은퇴 기념 영상이 상영되는 가운데 검정 승합차를 타고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그리고 한화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섰다. 박찬호가 마지막 공을 던지는 그 순간을 위해, 공주고 선배인 NC 김경문 감독이 직접 포수석에 앉아 공을 받았다. 두 선후배는 뜨거운 포옹을 나눴고, 9개 구단의 후배 선수들이 박찬호의 곁으로 와 악수를 나누고 헹가래를 쳤다. 박찬호는 “영광스럽고 특별한 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 야구인으로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대한민국 야구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소감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과연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김응룡 감독의 은퇴식은 어떤 감동을 안길까.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