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통령을 이길순 없지않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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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유승민 거취’ 충돌] 유승민에 ‘자진사퇴 黨의견’ 전한듯
劉는 金과 통화에서 완강하게 거부… 친박, 오늘 최고委서 사퇴 촉구키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으로 촉발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여권의 내전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기세다.

김무성 대표는 28일 대구에서 서울로 돌아온 유 원내대표와 장시간 전화 통화를 통해 사태 수습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내가 직접적으로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하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대다수 의원의 의견은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가 싸웠을 때 유 원내대표가 이길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의견은 내 생각이고, 유 원내대표에게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에게 이 같은 기류를 전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원내대표는 김 대표와의 통화에서 자진 사퇴를 완강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와 통화한 뒤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최고위원과도 통화해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는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도 사람들이 잘못하면 책임을 진다”며 “겸허하게 대통령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가 사퇴를 거부할 경우 이르면 29일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와 통화한 원내지도부의 한 인사는 “유 원내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청와대가 강하게 나올수록 부담을 느끼는 측면도 있지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반발감이 있다”며 “아직은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갈등은 단순히 유 원내대표 개인의 거취 문제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4월 총선과 2017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여권의 ‘새판 짜기’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분수령은 29일 경기 평택의 현장최고위원회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할 계획이지만 김 대표 측은 “메르스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그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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