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성결혼 합헌판결…생활속 차별 철폐 ‘새로운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8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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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동성결혼 합헌 판결에 힘을 얻은 동성애자 권리 옹호 운동가와 정치인들이 동성애자들의 취업과 주거, 경제활동 등을 가로막는 생활 속 차별 철폐를 위한 새로운 전쟁에 나섰다.

민주당의 데이비드 시실라인(로드아일랜드), 제프 머클리(오리건) 하원의원은 성적 소수자의 직장 내 차별 금지 등을 규정한 새로운 법안을 다음달 발의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시실라인 의원은 “(게이나 레즈비언이) 토요일에 결혼해서 일요일에 사진을 찍어 올리면 월요일에 해고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키 스페이어 민주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성전환자와 그 가족을 포함해 모든 군인에 대한 비차별 보호정책을 국방부가 즉각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다음달 발의할 계획이다.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미국 전역은 동성애자들의 상징인 무지개 모양과 빛깔로 뒤덮였고 곳곳에서 축하 행사가 열렸다. 백악관은 이날 밤 외벽에 무지개색 조명을 밝혀 역사적인 판결을 축하했다. 그동안 동성결혼이 금지됐던 텍사스와 오하이오 등 14개 주 법원에는 동성결혼 허가증을 받으려는 동성 커플들이 줄을 이었다.

텍사스 주 댈러스 카운티에서는 26일 하루에만 170쌍에게 동성결혼 허가서가 발급됐다. 첫 허가서를 받은 잭 에반스(85)와 조지 해리스(82) 커플은 54년 동안의 ‘동거’ 상태를 마치고 이날 평소 다니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NBC방송은 27일 보도했다. 드니즈 가르시아 판사는 휴가 중 법원에 나와 이들 노(老) 부부에게 결혼 허가서를 발급했다.

SNS에는 #사랑은승리한다(Lovewins)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트위터에 무지개색 콜라병 이미지와 함께 “이제 공식적이다. 사랑은 사랑이고 사랑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스타벅스는 기업 로고 위에 무지개 깃발이 꼽힌 사진과 함께 “자랑스럽다”는 글귀를 올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성애자 권익보호 단체 ‘결혼할 자유’의 에반 울프슨 대표는 27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성적 소수자의 27%가 직장 내에서 차별을 경험했으며 7%는 해고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캘리포니아주립대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미국 내 20개 주 정도만이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한 직장 내 차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숫자를 더 늘려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kyle@donga.com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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