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정상인 보다 유전자끼리의 네트워크 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8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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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정신분열증) 등 주요 정신질환의 발병 원인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도헌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 단장)팀은 미국 스탠리의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정신질환자들에게 나타나는 과도한 면역 및 염증반응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정신질환은 그냥 넘어가기 쉽지만 한번 발병하면 평생 한번쯤 다시 발병할 확률이 30~40%로 높은 편이다. 그간 정신질환과 면역 및 염증반응 사이의 관련성은 알려져 있었지만, 그 과정을 확실하게 규명하진 못해 치료약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연구진은 정상인과 정신질환자의 사후 뇌 조직을 ‘유전자염기서열분석법’으로 비교한 결과 우울증, 조울증,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정상인에 비해 유전자끼리의 네트워크가 활발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전자끼리 소통이 많아지면 면역 및 염증반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정신질환을 유발한다는 뜻이다.

또 연구팀은 유전자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유전자군이 우울증, 조울증, 정신분열증의 세 가지 질환에서 각각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슷해 보이는 세 가지 질환이 서로 다른 과정을 통해서 발생한다는 것을 처음 밝혀낸 것이다.

이 교수는 “정신질환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필요한 유전적 변이를 알아내고, 질병별로 발병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추가연구를 진행하면 10년 내 새롭게 발견된 주요 정신질환을 야기하는 유전자군을 표적으로 삼는 정신질환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정신질환분야 권위지인 ‘분자 정신과학(Molecular Psychiatry)’ 16일자에 게재됐다.

권예슬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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