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SK㈜, 국민연금 반대에도 합병 통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각자대표로 1社 2체제 유지”… 최태원 회장 지배력 더 탄탄해져

SK C&C와 SK㈜ 간 합병 안건이 26일 각각 열린 두 회사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했다. 두 회사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했지만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주총에서 출석 주주 86.9%의 찬성으로 합병 안건이 통과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사옥에서 열린 SK C&C 주총에서도 출석 주주의 90.8%가 합병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8월 1일 SK C&C가 SK㈜를 1 대 0.74의 비율로 흡수하는 형식으로 합치게 된다.

이번 합병에 따라 통합 SK㈜는 자산 규모 13조2000억 원의 ‘사업형 지주회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회사인 SK㈜를 SK C&C가 다시 지배하며 ‘옥상옥(屋上屋)’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지배구조의 문제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SK C&C의 최대주주(지분 32.92%)인 최 회장은 통합 SK㈜에서도 23.2%의 지분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이어간다.

SK그룹은 합병 후에도 ‘1사(社) 2체제’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조대식 SK㈜ 사장과 박정호 SK C&C 사장은 각자대표로 각 부문을 맡는다. 사무실도 지금처럼 유지할 방침이다. 조 사장은 “통합지주회사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2020년까지 매출 200조 원, 세전이익 10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두 회사 주총에서 SK㈜와 SK C&C의 지분을 각각 7.19%, 7.9% 보유한 국민연금은 앞서 24일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결정한대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합병비율이 SK㈜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합병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 직전 6.1%를 가지고 있던 SK C&C 지분을 1.8% 추가 매입한 것으로 밝혀져 “보유 지분이 더 높은 SK C&C에 유리한 합병을 반대하는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SK#C&C#합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