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남자여! 그대 이름은 셰프…논란은 이제 그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26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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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레오-최현석. 사진|스포츠코리아·동아닷컴DB
강레오-최현석. 사진|스포츠코리아·동아닷컴DB
‘셰프’들이 충돌했다. 하지만 그 마당은 주방이나 레스토랑이 아니다. 그렇다고 한창 자신들의 이름을 날리고 있는 TV는 더더욱 아니다.

충돌은 엉뚱한 곳에서 일어났다.

유학파 요리사 강레오의 웹진 인터뷰가 ‘토종파’ 요리사 최현석에 대한 ‘디스’ 논란으로 번졌다. 이에 대한 해명을 담은 유학파의 해당 인터뷰도 토종파 측의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누리꾼이 끼어들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광경을 바라보는 시선은 씁쓸하다. 요리사는 요리로 말하면 된다. 그뿐이다.

강레오의 인터뷰는 “요리사가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 방송에 출연하면 요리사는 다 저렇게 소금만 뿌리면 웃겨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고 단언했다. 특히 “한국에서 서양음식을 공부하면 자신이 커 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자꾸 옆으로 튄다. 분자요리에 도전하기도 하고”라며 누구나 최현석을 떠올릴 수밖에 없게 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에 대해 최현석 측은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면서도 강레오 측의 사과를 바라고 있는 눈치다.

아마도 강레오는 요리에 관한 제대로 된 지식과 본연의 가치를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일지 모른다. 최현석 역시 자신의 요리와 실력에 대한 자부심 하나만으로 오늘의 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최근 각종 예능프로그램은 이들을 포함해 유명 셰프들을 대거 등장시키고 있다.

웰빙 먹거리를 지나 ‘먹방’은 다시 ‘쿡방’의 시대를 열었다. 케이블채널 tvN ‘삼세세끼-어촌편’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리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이들 유명 요리사들의 친근한 이미지를 덧대며 안방극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불과 칼 등 위험요소가 많은 주방 안에서 부하 요리사들이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게 하는 권위적 셰프의 모습이 아니라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현재 TV 속 요리사들은 친근하면서도 오락적 요소를 가미하며 시청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런 무대가 더욱 늘어나면서 자신의 요리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을 이들 셰프들의 자존심 경쟁도 치열해질 것은 뻔하다. 모든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요리를 선보이는 오랜 경험의 요리사들을 ‘거장’ 혹은 ‘장인’ ‘명인’ 등으로 부르는 것도 그런 자부심을 인정하기 때문인데 이들 역시 그런 미래의 수식어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논란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실력과 맛으로 경쟁하면 그뿐이다.

가뜩이나 늘어난 셰프들의 장면 장면들이 어느새 시청자의 피로감을 더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최근 불거졌던 ‘맹기용 논란’도 기실 요리 실력보다는 ‘스펙’ 혹은 그를 둘러싼, 이를테면 집안에 얽힌 이야기 같은 배경과 심지어 외모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어쩌면 그 역시 얄팍한 상업미디어가 포장해 내놓으려는 ‘상술’의 또 다른 피해자인지도 모른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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