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힘든데 월세 반만”…아름다운 건물주, 명절땐 선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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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6월 26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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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 위에 있는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요즘, 세입자를 고객으로 모시는 건물주가 있어 화제다.

지난 20일, 메르스 여파로 경기가 위축돼 고통 받는 세입자들에게 자진해서 월세를 반으로 깎아준 한 건물주의 미담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건물주가 “세입자들은 나의 고객, 명절 때는 고기(선물)도 드린다”고 밝혀 많은 이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5층짜리 상가 건물주 A 씨는 26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 “요즘 체감 경기도 나쁘고 메르스로 인해서 자영업하시는 분이 걱정이 많다”며 “그래서 시름을 좀 덜어드릴까 해서 한 일”이라고 월세를 깎아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매스컴을 타서 상당히 쑥스럽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름 밝히기를 거절한 A 씨는 건물을 소유한 20년 동안 월세를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월세는 올려본 적은 없는데 오히려 깎아준 적은 꽤 있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당연히’ 깎아줘야 한다”며 “입주한 세입자들은 고객이고 고객은 만족시켜 드려야한다”고 말했다.

A 씨의 세입자를 향한 ‘선행’ 이 뿐만이 아니었다. 20년 전부터 명절 때 마다 세입자들에게 선물을 줬다는 것.
“힘내시라고 고기나 그런 것들을 드린다. 일단 (선물을)주는 걸로 만족 한다. 마음의 표현이니까”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미담을 세상에 알린 세입자 이미숙 씨도 같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건물 전체를 그렇게 하면(반값 월세) 몇 백이 그 자리에서 손해인데 그래도 그렇게 생각(결정)해줘서 깜짝 놀랐다”며 A 씨에게 감사함을 나타냈다.

A 씨의 상가에서 참치 가게를 운영하는 이 씨는 “(메르스 여파로) 매출이 30~40%정도 떨어졌다. 단체예약이 다 취소되고 주변 음식점들도 사정이 마찬가지”라며 “장사하는 사람은 가져가는 것보다 직원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라(월급을 줘야 하고)…어쨌든 (A 씨에게)월세는 당연히 드려야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때 사장님(A 씨)이 문자를 보내왔다. 보니까 ‘메르스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그러면서 힘내시라고 이번 달에 다 힘드니 그냥 월세는 반만 주세요’ 라고 하더라. 많이 놀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저한테만 그러셨나하고 알아봤더니 옆집 언니도 그렇게 (문자를 받았다)얘기하고…건물이 5층인데 전체적으로 (문자메시지를)보내셨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상가 건물주 A 씨는 “요즘 메르스 여파로 장사가 안 되어 힘드시죠? 사장님의 고통을 분담하겠습니다. 6월 한 달 월세는 반만(1/2)주십시오. 사실 저도 어려워서 힘들게 결정했습니다. 호의를 받아주시고 열심히 사업하셔서 좋은 결과 보시기 바랍니다. 건물주 ○○○드림. 문자로 회신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자신의 건물 세입자 전원에게 전해 이른바 ‘메르스 월세 반값’ 미담의 주인공이 되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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