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부연합기 첫 퇴출… ‘남부 영웅’ 동상철거 요구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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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주 의사당서 전격 철거

미국 내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남부연합기’를 퇴출시키자는 움직임이 남부연합 관련 인사들에 대한 ‘문화·역사 청산’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남북전쟁 당시 노예해방에 반대한 남부연합 인사들을 기리는 동상과 이들의 이름을 딴 공원과 학교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흑인 9명이 숨진 찰스턴 흑인 교회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미국판 ‘역사 바로 세우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남부연합 출신 ‘영웅’들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참사가 일어난 찰스턴 시내에선 강력한 노예제 옹호자였던 정치인 존 캘훈(1782∼1850년)의 동상이 훼손됐다. 텍사스 주에서는 시민 1500명이 텍사스대에 있는 남부연합 대통령 제퍼슨 데이비스의 동상 철거 운동에 서명했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지방 의원들은 로버트 리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공원의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델라웨어 주 지방 의원들도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스톤월 잭슨 초등학교의 개명을 검토 중이다.

한편 주기(州旗)에 남부연합 상징을 사용하는 남부 7개 주 가운데 하나인 앨라배마 주는 24일 의사당 앞에 걸린 남부연합기를 전격 철거했다. 공화당의 로버트 벤틀리 주지사는 “이것은 옳은 일”이라며 “내가 남부기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참사가 발생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가 남부기 퇴출 법안을 논의 중이며 미시시피 주에서도 남부기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남부연합기#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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