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피가 거꾸로 솟을때도 참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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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정치권 강력비판]초재선-친박 설득해 파국 막은 김무성

김기춘 실장 시절 당청불통 언급
“이번엔 유승민이 유감표명 해야”



“피가 거꾸로 솟고 모욕적이었지만 그래도 대통령을 위해 참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5일 비공개 의원총회가 끝날 무렵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재임 시절 겪었던 당청 간의 소통 부재 경험을 토로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날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과거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더니 본인도 아닌 비서실 직원으로부터 당분간 만나기 힘들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소통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참았고, 당이 박 대통령을 뒷받침하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 비선 실세 문건 파문’으로 정국이 뒤숭숭했던 1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언론에 노출된 김 대표의 수첩 메모에도 ‘○실장, 정치적으로 묘한 시기여서 만나거나 전화 통화 어렵다. 시간이 지난 후 연락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의총장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당청 소통을 못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자 김 대표가 나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한 것이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 원내대표를 달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어 김 대표는 청와대와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도록 유 원내대표에게 권유했다. 의총 직후 유 원내대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친박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김 대표는 그동안 초·재선들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설득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김재원 의원 등도 만나 당정 간 파국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을 밝혔다는 것. 김 대표의 이런 물밑 작업들이 이날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공세를 무디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무성#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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