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소프트웨어야”…만년 2등 현대캐피탈의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5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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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우승을 못하는 것만 빼면 못하는 게 없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한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코리아 2014’에서 올해의 스포츠 구단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2014~2015 시즌 성적은 창단 후 가장 나쁜 5위에 그쳤다. 당연히 변화가 필요했고, 현대캐피탈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선택했다.

현대캐피탈은 ‘적극적인 프런트’가 강점이자 단점인 팀이었다. 하지만 안남수 전 단장이 물러나고 현대캐피탈 부사장 출신으로 은퇴해 있던 신현석 단장(62)이 새로 오면서 코칭스태프 쪽으로 무게 중심을 확 옮겼다. 복합 베이스캠프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 있던 단장실을 없애며 가시적인 변화를 시도했고, 내부적으로는 단장 직함도 ‘지원단장’으로 바꿨다.

신 단장은 “새로 지휘봉을 잡은 최태웅 감독(39)에게 전권을 넘겨주고 우리는 후방에서 지원만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나보다 최 감독이 선수들과 눈높이가 더 잘 맞는다. 그러면 그 장점을 살리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선수 연봉 계약도 모두 최 감독에게 위임했다. 앞으로 승리 수당 지급 같은 문제도 모두 최 감독 뜻에 전적으로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뒤돌아보면 매 해 우승에만 집착하다 보니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우리만의 팀 컬러가 사라졌다는 게 내부 평가”라며 “문성민(29)은 현대캐피탈뿐 아니라 우리 배구가 가진 최고 자원이다. 문성민을 중심으로 우리만의 팀 컬러를 다시 만들어가겠다는 점에서 나나 최 감독이나 생각이 같다”고 덧붙였다.

새 외국인 선수로 까메호(29·쿠바)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성민이 좀더 생산적인 플레이를 하려면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가 가능한 ‘레프트’ 자원을 뽑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까메호는 키(207㎝)도 크기 때문에 블로킹에 유리하고 빠른 세트(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는 게 현대캐피탈 평가다. 카메호는 2012~2013 시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서 뛴 경험이 있어 V리그 적응에도 어려움이 없다. 대신 문성민의 포지션을 주 공격수 자리인 라이트로 옮겨 ‘큰 공격’을 책임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최 감독은 “카메호는 세터 출신이기 때문에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카메호와 함께 빠르고 다양한 전술의 배구로 2015~2016 시즌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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