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오해는 풀고 진실은 알리고… “작은불만·의혹에도 귀 기울여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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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소통 나선 현대자동차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후방 추돌시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현대자동차는 직접 실험을 통해 논란을 불식시켰다. 현대자동차 제공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후방 추돌시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현대자동차는 직접 실험을 통해 논란을 불식시켰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수출용 강판을 내수용보다 두껍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역차별이 아닌가요?”(질문)

“손님마다 다른 크기와 두께의 붕어빵을 만들려면 각기 다른 주물을 마련해야 하는데 얼마나 비효율적이겠어요. 비용이나 효율성에서 강판 두께를 달리해 내수용과 수출용을 별도로 생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현대차 답변)

3월 현대차의 블로그(blog.hyundai.com)에 새롭게 신설된 ‘토크 H’의 ‘오해와 진실’ 코너에는 이런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사고로 구부러진 현대차의 모습을 보고 ‘쿠킹포일 같다’고 하거나 혹은 ‘수출 차와 내수용 강판이 다르다’라는 루머에 현대차가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국내시장 사수에 나선 현대차가 국내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 터무니없는 소문이라며 대응하지 않았던 일들도 세세하게 확인해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안티가 생겨난 것은 회사의 빠른 성장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앞으로는 작은 불만이나 의혹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확 달라진 현대차의 ‘소통’


2010년 10월에 개설된 현대차의 블로그는 보도자료용 콘텐츠를 다시 올리거나 방문자 유입을 위한 단발성 이벤트 위주로 운영돼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코너가 생겨나면서 블로그를 찾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대차의 따르면 해당 블로그의 월평균 방문자 수는 2011년 1만3000명 수준에서 2012년 2만2000명까지 늘어난 뒤 정체됐다. 하지만 올해 1∼5월 월평균 방문자가 10만2100명으로 급증하면서 소비자들과의 소통도 크게 늘었다.

토크H의 다른 코너인 ‘실시간 이슈’에는 올해 2월 말 시승회에서 쏘나타 터보의 엔진룸에서 연기가 난 현상도 상세하게 해명했다. 당초 이 사건은 인터넷상에서 ‘쏘나타 의문의 연기’ 같은 자극적인 글로 유포돼 전반적인 품질 논란으로 이어질 뻔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연구소와 서비스 전문인력을 현장에 급파해 험한 길에서 유입된 단단한 이물질이 고무 재질의 부품을 파손해 생긴 현상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실시간 이슈에서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가감 없이 누리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 서울 강동구에서 발생한 투싼의 급발진 주장 사고도 실시간 이슈 코너에서 “철저한 사실 규명을 위해 성실히 조사를 받고 결과에 따른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자동차업체가 급발진 문제에 공식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오프라인에서도 적극 해명

현대차는 오프라인에서도 각종 루머나 오해를 실험을 통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해 5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주관 충돌 평가에서 승용 세단 가운데 세계 최초로 29개 전 항목에서 만점인 굿(GOOD) 등급을 받고 최고 안전등급인 ‘톱 세이프티픽 플러스(TSP+)’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내수용 차량으로 테스트를 하면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초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들을 남양연구소로 초청해 충돌 시연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이 직접 고른 내수용 차량으로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최고 안전성을 입증한 것이다.

올해 3월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해 “후방 추돌 시 배터리가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누리꾼 30명을 초청해 남양연구소 안전성능시험장에서 충돌 시연회를 진행해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했다.

현대차 안티의 총본산인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 회원을 대상으로 경기 파주에서 시승회를 진행하는 파격적인 행사도 열렸다. 현대차 측은 “보배드림에 현대차의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변속 충격과 소음이 크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 오해를 불식시키고 지적된 부품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는 현대차의 소통 행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소통만으로 현대·기아차가 과거와 같은 높은 수준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인정하고 가격이나 애프터서비스(AS)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만의 매력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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