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눈물 맺힌 저고리’ 日서 귀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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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딸, 日강제유학뒤 결혼-이혼
日복식박물관, 소장 7점 한국 반환

덕혜옹주가 11∼13세 때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두색 당의. 문화재청 제공
덕혜옹주가 11∼13세 때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두색 당의. 문화재청 제공

대한제국 초대 황제 고종의 고명딸인 덕혜옹주(1912∼1989·사진)가 일본에 머물 때 남긴 복식 7점이 한국에 반환됐다.

덕혜옹주의 복식을 소장해온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의 오누마 스나오(大沼淳) 이사장은 24일 일본 도쿄(東京) 주일한국문화원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복식 기증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기증품은 이날 한국으로 옮겨져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됐다.

기증품은 덕혜옹주가 입었던 당의(唐衣·저고리 위에 덧입는 여성용 예복), 홍색 스란치마, 진분홍 저고리 등이다. 나 청장은 기증식 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덕혜옹주의 옷이 국내에 한 벌도 남아 있지 않아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라며 “조만간 특별전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증은 서울의 초전섬유·퀼트박물관 김순희 관장이 오랜 교분이 있는 오누마 이사장을 설득해 이뤄졌다.

덕혜옹주는 고종이 환갑에 얻은 딸로 황실과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나라를 빼앗긴 탓에 13세에 일본으로 강제유학을 떠났다. 이후 신경쇠약에 시달리다 19세에 일본 쓰시마(對馬) 번주 가문의 소 다케유키(宗武志) 백작과 정략결혼을 했다. 딸까지 낳았으나 정신질환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고, 설상가상으로 딸이 실종된 후 1955년 이혼까지 당했다. 1962년 귀국한 뒤 창덕궁에서 지내다 1989년 외롭게 세상을 떠났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덕혜옹주#저고리#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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